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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응답하라" 철도노조 집회…서울역 '마비'

최종수정 2013.12.14 21:18 기사입력 2013.12.14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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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후3시부터 서울역 광장에서 진행, 주말 철도 이용객과 겹치면서 극심한 혼란

[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철도노조 파업 엿새째인 14일. 서울역 광장에서는 전국 각지에서 모여 든 철도노조원들이 대규모 상경집회를 벌였다. 주최 측은 당초 1만5000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민주노총을 비롯한 사회단체 회원들의 참여가 늘어나면서 2만여명에 육박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규모 집회와 주말 열차를 이용하기 위해 서울역을 찾은 승객들이 한데 뒤엉키면서 오후 내내 극심한 혼잡을 빚었다.

'강경' 철도노조, 2차 상경집회 예고 = 철도노조는 이날 오후 3시부터 134개 전국지부가 모여 철도민영화 저지를 위한 총파업 투쟁을 벌였다. 오후 2시30분을 전후로 급격히 늘어나기 시작한 참가자들은 광장과 계단을 빠르게 메웠고, 늘어나는 시위 인파로 서울역 앞 도로의 통행도 어렵게 되자 경찰 측은 3시40분을 전후로 1개 도로의 통행을 차단했다.
▲ 14일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철도노조 집회에 참여한 노조원들

▲ 14일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철도노조 집회에 참여한 노조원들


이날 무대에 오른 김명환 전국철도노조위원장은 철도 민영화 작업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하며 "17일까지 정부가 철도노조원들의 대화 노력에 응답하지 않는다면 박근혜 대통령 취임 1주년인 12월19일 2차 상경집회를 벌이겠다"고 예고했다. 또 "여당과 야당도 철도 민영화를 저지하고 올바른 철도문화를 만들기 위한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설 것"을 주문했다.

철도노조는 수서발 KTX 법인 설립 철회, 사회적 논의기구 구성, KTX 주식회사 면허 발급 신청 연장, 파업 조합원 고소·직위해제 중단, 철도 발전을 위한 국회 소위원회 구성 등 5가지 요구안을 사측에 제시했다.

집회에 참석한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장은 "정부가 말하는 것처럼 민영화에 대한 의도가 없었다면 왜 절차와 동의를 제대로 구하지 않고 날치기로 KTX 수서 법인 설립을 통과시켰는지 설명하라"며 "명백히 국민을 우롱한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각 지역본부의 노조대표단도 무대에 올라 "최연혜 사장이 어미와 같은 심정으로 파업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했지만 자식이 무엇을 말하는지 들으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는 어미를 우리는 둔 적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날 집회에는 김재연·오병윤 통합진보당 의원을 비롯한 정치권과 시민사회 분야의 대표들도 자리를 함께했다. 또 노르웨이, 뉴질랜드, 영국, 태국 등에서 온 국제노동기구(ILO)산하 국제운송노동조합연맹 소속 노조원 6명도 집회에 참석해 파업 지지 선언을 했다.

코레일은 이날 오후 2시 기준 파업 참가율 38.7%(필수지정인력 6794명 제외 시 58.1%), 업무 복귀자는 전날 오후3시보다 26명 많은 664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파업에 따른 직위해제자는 7929명이다.

장진복 코레일 대변인은 "국민의 지지도 명분도 없는 불법파업을 당장 그만둬야 한다"며 "파업을 철회하지 않는 한 더 이상 어떤 양보도 없다"고 말했다.

코레일-노조 싸움에 찡그린 '시민' = 이날 열린 집회로 서울역 광장과 계단을 이용한 통행이 어렵게 되자 지하철역과 연결된 에스컬레이터 쪽으로 많은 시민이 몰렸다. 열차 출발이나 도착 시간을 앞둔 시점에는 긴 줄이 늘어서기도 했다.

▲ 계단까지 가득 메운 노조원들로 시민들이 통행에 불편을 겪고 있다.

▲ 계단까지 가득 메운 노조원들로 시민들이 통행에 불편을 겪고 있다.


대전에서 서울로 올라 온 구경윤(29)씨는 "버스를 타러 가야되는데 길이 막혀서 어디로 가야할 지 헤맸다"며 "주말이라 역에 사람이 너무 많은데 별도로 안전이나 질서유지 같은 걸 하는 직원들이 배치돼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지하철을 이용해 서울역을 찾은 민지연(35·여)씨는 "원래 주말에는 사람이 많아서 에스컬레이터 타고 올라오는데 시간이 좀 걸리는데 오늘은 평소보다 더 기다린 것 같다"며 "추운 날씨에 시위를 하는 분들도 고생이지만 시민도 힘드니 잘 협상돼서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일부 집회 참가자들과 반대 측 시민 간 고성이 오가거나 물리적 충돌 직전까지 치달으면서 경찰이 이를 말리는 장면도 목격됐다.

이날 KTX(232편)과 수도권 전철(1714편), 통근열차(46편) 등은 중단 없이 100% 운행되고 있지만 새마을호와 무궁화호는 절반 내외의 운행률을 보였다. 새마을호와 무궁화호 운행률은 오후 2시 기준 각각 57.1%와 66.9%다.

서울을 기준으로 상행선 열차는 23편, 하행선은 24편이 운행 중지됐다.

파업 전 일평균 234회 운행하던 화물열차는 35.9%인 84회만 운행할 계획으로 노조가 파업에 들어간 9일 이후 가장 낮은 운행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이날 오전 7시53분께는 코레일 소속 지하철 1호선 열차가 청량리역과 제기역 사이에서 멈춰 서 수원·인천방면 하행선 열차 운행이 1시간여 동안 중단되기도 했다.

파업 이후 연일 잇따르는 사고로 시민들의 불편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전날 열린 노사 간 협상도 결렬되는 등 지난 2009년 8일 동안 벌인 최장기 파업 기간을 넘길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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