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타임]김대성 국악작곡가 "토속민요야말로 한국음악의 정수"
29일 서울 서초구 모차르트홀에서 '민요를 위한 김대성 창작음악 발표회'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김대성 국악 전문 작곡가(사진)는 1991년부터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녔다. 곳곳에 흩어져 있는 그 지역 특유의 토속 민요를 채보하기 위해서다. 그렇게 해서 충남 홍성군 결성면의 민요 '산여'와 서도민요 '감내기', 제주민요 '홍애기' 등을 직접 채보할 수 있었다. 그는 "주로 섬 위주로 많이 돌아다녔는데, 민요뿐만 아니라 어르신들의 흥과 한에서 많은 걸 느꼈다"고 말한다. 힘겹게 찾아갔지만 어르신이 몸져 누워 계셔서 민요를 들을 수 없었던 것도 여러 번이었다.
"제가 조사한 것들은 토속민요입니다. 방송이나 다른 매체에서 많이 소개되는 통속민요와는 다르죠. 어르신들이 다들 나이가 있으셔서 돌아가신 경우도 많아 토속민요는 특히 전수받기가 힘들어요. 하지만 이 음악이야말로 한국 음악의 정수이자 본질입니다. 제 창작 음악의 원천이 되어 주기도 하고요."
처음에는 국악이 아닌 양악으로 음악을 시작했다. 특히 마음이 편안해지는 교회음악에 관심을 두고 있었는데 23살 때 이상하게 몸이 아프기 시작했다. 그의 표현대로라면 "'그분'이 찾아왔다"는 것이다. "한 2년 반을 몸이 계속 아팠고, 더 이상 버티기 힘들 때가 됐을 때 민요채집이나 한번 하자고 생각했어요. 근데 민요채집을 하면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니까 아팠던 것이 싹 낫더군요. 그러면서 삶의 의미도 찾았어요."
김대성 작곡가는 '민족음악론'을 주창한 이건용 작곡가에게 가르침을 받고, 주로 현장에서 체험한 우리 음악 고유의 미학을 살린 음악 활동을 펼쳐왔다. 2010년 소리극 '황진이'를 작곡했고 2011년에는 가무극 '화선 김홍도'의 음악을 맡기도 했다. 29일에는 서울 서초구 모차르트홀에서 '민요를 위한 김대성 창작음악 발표회'도 연다. 공연에서 그는 그동안 채집한 민요를 그만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들려줄 예정이다.
그는 "왠지 통속민요는 진실성이 느껴지지 않고, 규격화돼 있는 것 같은데 토속민요는 정말 오염되지 않은 순수함 그 자체"라고 예찬한다. 하지만 민요가 후대로 계승되지 않고 고스란히 사라지고 있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도 드러냈다. "제가 녹음한 것만 몇 백개인데 계승된 것이 없어요. 민요는 농사짓는 환경, 즉 노동과 관련한 음악인데 그 환경이 많이 바뀐 탓도 있고요. 국가적인 차원에서 고증을 하려고 노력하지 않는다면 이대로 사라지는 거죠. 그 때문에 제가 더 열심히 돌아다녔던 것 같습니다. 민요는 아직까지 저에게 너무너무 아름다운 신개척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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