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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초대석]'큰 수주·작은 수익' 해외건설, □□□□가 없어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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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효섭 한국건설기술연구원장 "'설계회사'가 동행해야 글로벌건설 실익 키웁니다"

해외매출 세계 6위, 수익률은 평균의 절반
단순도급사업 아닌 기회개발형에 집중
중소기업 원천기술 개발 지원해야

우효섭 한국건설기술연구원장

우효섭 한국건설기술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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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소민호 건설부동산부장]"해외건설이 돌파구인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중소기업 그중에서도 설계회사들이 진출해야 진짜 경제에 도움이 된다. 국책연구원으로서 이들에게 기술을 제공하고 해외진출을 지원할 계획이다."
온화한 미소에 학자풍이 느껴지는 외모의 우효섭 한국건설기술연구원장은 결론부터 말했다. 강연 같은 그의 얘기를 들으면 거친 이미지의 '건설업'을 어떻게 발전시킬지 많이 고민해온 흔적이 역력하게 묻어난다.

◆위기의 건설업…"설계ㆍ엔지니어링을 봐야"= 대형건설사들의 적자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암울한 상황에서 우 원장은 그동안 소홀히 해온 질적 수준 향상을 주문했다. 양적 팽창에 치중해오던 방식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위기를 헤쳐 나갈 수 없다는 인식에서다.

건설업 성장률은 2008년 -2.5%, 2010년 -0.11%에 이어 2011년 -5%로 낮아졌다. 2008년 120조원에 이르렀던 건설수주액이 지난해 110조원대로 줄었다. 연간 물가상승률이 3.5%인 점을 감안하면 국내 건설시장이 급격하게 축소된 셈이다. 건설 관련 정부 예산 또한 줄어들 방침이라 건설기업들은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건설기업들이 해외진출에 눈을 돌리는 이유다. 미국 건설ㆍ엔지니어링 전문지 ENR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해외건설은 매출 기준 8.1%의 시장 점유율로 세계 6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국내 상위 5대 건설사의 2010년 해외건설 수익률은 3.1%로 해외 225개 업체의 평균 수익률 7.8%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매출 급감에 떠는 건설업체들은 '토건족'이라는 국민들의 부정적 인식에 또 한번 상처받고 있다. 이에 "새 정부가 출범하면 항상 사회간접자본(SOC) 등으로 눈에 보이는 업적을 세우려 하는데 그런 것이 대부분 건설업과 관계가 있다"며 "이것이 정치적 논리에 휘말리게 돼 항상 잘한 것조차 인정받지 못하는 건설업이 돼 버린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SOC는 불특정 다수 국민들에게 주는 하나의 복지인데 SOC 투자를 줄이면 그만큼 국민들이 지금보다 더 안전하고 쾌적하게 생활할 수 있는 시기가 늦춰지는 것"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그가 내놓은 건설업의 '처방전'은 무엇일까. 건설사들의 해외진출과 관련해서는 "국내에서 힘들어하는 건설사들이 해외로 나가지만 이 건설기업들의 대부분이 EPC(설계ㆍ조달ㆍ시공) 중심의 단순 도급사업에 집중하고 있다"며 "투자개발형, 기획제안형, 패키지형 등 사업에 역량을 집중해 해외수주의 질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시장 변화의 흐름에 맞춰 해외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며 "우리 기업들이 주로 맡던 플랜트 사업 비중은 점점 줄고 있는데 이와 달리 비중이 높아지고 더 이익이 남는 토목과 건축 사업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원천기술 투자와 민관 협력을 통한 장기 수주프로젝트다. 그는 "고부가가치 수주가 가능해야 세계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며 "이외 각 지역정부를 수집해 건설사들의 해외수주를 기획 단계부터 원스톱으로 지원하고 사후관리까지 해야 한다"고 전했다. 개발원조를 기반으로 한 건설공법 전파와 수주계획 또한 그가 내놓은 전략이다.

그래서 지난 7월 출범시킨 것이 '글로벌기술협력센터'다. 연구원은 이를 통해 기술을 개발도상국에서 적용ㆍ사용토록 하고 개발도상국 공무원이나 기술자를 대상으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한국국제교류협력단(KOICA)의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에도 적극 참여할 방침이다. 지난 9월 만든 '국가건설기준센터'를 통해서는 ▲국내 건설공사기준과 글로벌 기준과의 연계 ▲건설기준에 대한 수시 의견수렴 ▲건설기준 제ㆍ개정 등을 수행키로 했다. 우 원장은 "공식에 적용해 공사를 수행하는데 건설기준이 제각각"이라며 "기준을 통일시키고 실험으로 기존 1m짜리 자재를 사용해야 한다는 것에서 50㎝짜리도 괜찮다는 것을 증명하면 업체들은 자재비를 절감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강소기업' 선봉장, 건설기술연구원= '건설'기술연구원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연구원은 건설사들의 해외진출을 뒷받침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 중에서도 중소업체를 '강소기업'으로 키우겠다는 것은 연구원의 주요 실천과제다. 특히 설계회사들을 집중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우 원장은 "설계ㆍ감리업체를 키워야 하는데 설계하면서 어떤 제품을 써야 하는지 등을 지정할 수 있는 등의 이점으로 수익을 남길 수 있다"며 "소프트웨어로 돈을 벌어야 하지만 그동안은 건설기술에 대한 지원을 잘 못했고 연구원도 제대로 건설사들을 도와주지 못했다"고 자평했다. 그는 이어 "해외건설이 살 길이지만 사실 대형건설사들은 알아서 잘 하기 때문에 연구원의 도움이 필요 없다"면서 "중소 설계회사들이 해외진출하는 것을 국책연구원으로서 도와줘야 하고 새 아이디어로 창업하는 것을 지원해야 한다"는 청사진을 폈다.

구체적으로 우 원장은 "네트워크와 세일즈, 기술공유 세 가지로 중소업체들의 해외진출을 도울 것"이라며 "연구원이 수도권 서쪽에 위치해 인천대교, 아라뱃길 등을 보여주며 외국인들과 네트워킹을 만들기 좋은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실제 연구원은 지난 7월 '창조경제 구현을 위한 3대 분야 8개 실천과제'를 발표하면서 2015년까지 융복합 연구 과제 사업비를 150억원까지 늘리기로 했다. 또 중소기업을 위해 멘토링 제도를 수행하고 미활용 특허기술을 무상으로 이전해주기로 했다. 이미 3명의 연구원을 중소기업에 파견해 그들을 도와주고 있다. 여기에 창업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피어(No Fear) 창업지원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창업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그가 생각하는 건설업 지향점도 중소기업처럼 작은 '분산형 개발'이다. 그는 "어떤 이들은 도로가 과잉 공급됐다고 하기도 하는데 우리나라는 광역상하수도처럼 인프라가 중앙 집중화됐는데 지역별로, 작게는 가구별로 분산해서 인프라를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환경친화를 생각하는 분위기가 된 데다 광역 인프라일 경우 갑자기 문제가 생겼을 때 수많은 사람들이 한 번에 고통을 받게 되는 취약점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리=박미주 기자 bey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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