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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호르몬으로 루게릭병 진행 억제 효과"

최종수정 2013.11.21 10:59 기사입력 2013.11.21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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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국내 연구진이 희귀난치성질환 루게릭병의 진행을 억제하는 새로운 치료법 개발을 위한 실마리를 찾았다.

서울아산병원은 고재영 신경과 교수팀이 루게릭병에 걸린 유전자변형 생쥐에 여성호르몬 '프로게스테론'을 투여한 결과, 운동신경세포의 사멸이 효과적으로 억제되고 생존율이 높아진 것을 확인했다고 21일 밝혔다.
교수팀에 따르면 루게릭병에 걸린 유전자 변형 생쥐를 프로게스테론 투여 여부에 따라 두 그룹으로 나누고 로타로드 검사를 이용해 운동 능력 정도를 측정했다. 그 결과 프로게스테론을 투여한 그룹은 정상 생쥐의 50% 정도 운동 능력 보존 효과를 보였다. 반면 프로게스테론을 투여하지 않은 생쥐는 정상 생쥐의 5% 정도의 운동 능력만 남아 있었다.

또한 프로게스테론을 투여했을 때의 생존기간이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약 10% 더 긴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연구기간 동안 프로게스테론을 투여한 생쥐에서 독성반응도 나타나지 않았다.

고재영 교수는 "프로게스테론이 체내 소기관의 세포 폐기물을 제거하는 자식작용을 촉진하면서 루게릭병의 대표적 유전 발병인자인 돌연변이 단백질 'SOD1'을 감소시켜 병의 진행을 억제한 결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루게릭병은 뇌와 척수의 운동신경세포 손상으로 의식과 감각, 지능은 멀쩡하지만 사지의 근육을 움직일 수 없어 끝내 호흡근 마비로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질환이다. 대부분 환경적 요인에 의해 발병하지만 10%는 유전적 요인에 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인도 분명하지 않고, 임상에서 쓰이고 있는 약물은 수개월 정도의 생명 연장에 도움을 줄 뿐 근본적인 치료법이 아니어서 희귀난치성 질환으로 분류돼왔다.

고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루게릭병의 진행을 억제하는 새로운 치료 매커니즘이 밝혀짐에 따라 루게릭병 환자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 생존율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루게릭병과 마찬가지로 비정상 단백질의 축적을 특징으로 하는 퇴행성 신경질환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등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신경질환 전문 학회지 '질병신경생물학'(Neurobiology of Disease) 최근호에 실렸다.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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