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은 고재영 신경과 교수팀이 루게릭병에 걸린 유전자변형 생쥐에 여성호르몬 '프로게스테론'을 투여한 결과, 운동신경세포의 사멸이 효과적으로 억제되고 생존율이 높아진 것을 확인했다고 21일 밝혔다.
또한 프로게스테론을 투여했을 때의 생존기간이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약 10% 더 긴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연구기간 동안 프로게스테론을 투여한 생쥐에서 독성반응도 나타나지 않았다.
고재영 교수는 "프로게스테론이 체내 소기관의 세포 폐기물을 제거하는 자식작용을 촉진하면서 루게릭병의 대표적 유전 발병인자인 돌연변이 단백질 'SOD1'을 감소시켜 병의 진행을 억제한 결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고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루게릭병의 진행을 억제하는 새로운 치료 매커니즘이 밝혀짐에 따라 루게릭병 환자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 생존율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루게릭병과 마찬가지로 비정상 단백질의 축적을 특징으로 하는 퇴행성 신경질환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등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신경질환 전문 학회지 '질병신경생물학'(Neurobiology of Disease) 최근호에 실렸다.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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