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장 인사 잡음은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역대 모든 정권에서 되풀이돼 온 고질이다. 박근혜정부도 예외가 아니다. 공모 절차가 아직 끝나지도 않았는데 사장 내정설이 나도는가 하면 일찌감치 내정됐다고 소문났던 인사가 실제 기관장으로 임명된 경우도 적지 않다. 낙하산 인사 논란을 피하기 힘들다.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자 시절 "공기업에 전문성 없는 인사들이 낙하산으로 선임되고 있다"며 "낙하산 인사는 새 정부에서는 없어져야 한다"고 말했지만 현실은 그와 달라 안타깝다.


한국투자공사(KIC)의 경우 퇴임한 최종석 전 사장의 후임으로 기획재정부 출신 모 인사 내정설이 돌고 있다고 한다. 후보 모집공고가 오늘까지인데 이미 사장은 정해졌다는 것이다. 예탁결제원 사장도 금융위원회 출신으로 점찍어뒀다는 얘기가 나돈다. 주무부처인 기재부는 '내정설'을 부인했지만 믿음이 가지 않는다. 이유가 있다. 지난 6일 확정된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 사장 후보를 비롯해 앞서 취임한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보험개발원장, 한국거래소 이사장 등등이 모두 공모전부터 내정설이 돌았던 바로 그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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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밀어주는 유력자가 없어 혼란을 겪는 것으로 알려진 곳도 있다. 한국도로공사 임원추천위원회는 지난달 사장 후보를 재공모했다. 기재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가 1차 추천 후보 4명 중에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없다는 이유로 딱지를 놨기 때문이다. 청와대 마음에 드는 인물이 없어서 그럴 것이라는 말이 돌았다. 그래서인가. 5일 발표한 2차 추천 후보 4명에는 1차 때 지원하지 않았던 전 국회의원 등 2명이 새로 포함됐다. 낙점자를 찍어주는 게 나았을 것이라는 말이 나오는 까닭이다.


빚더미에 부실경영, 방만경영이 지배하는 공기업의 개혁은 미룰 수 없는 과제다. 과연 공기업 개혁을 이끌 적임자인가를 제1의 인사 잣대로 삼아야 한다. '국정철학 공유'를 명분으로 비전문가를 앉혀서는 안 된다. 보은이니 논공행상이니 하는 나눠먹기도 없어져야 한다. 임원추천위원회 등 공공기관장 공모제를 정상화시켜 전문성과 경영혁신 능력, 도덕성을 가진 인물을 뽑아야 한다. 그래야 공기업이 바뀐다. 청와대부터 박 대통령이 강조해 온 '전문성과 능력'의 인사 원칙을 다시 한 번 짚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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