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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국정원 논란' 예상보다 자세한 언급…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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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오랜 침묵을 깨고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사건 등 정치적 현안들에 대해 31일 비교적 상세히 언급했다. 내달 2일부터 시작되는 8일간의 서유럽 순방을 앞두고 정치적 논쟁이 불필요하게 커지는 것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개인적으로 의혹을 살 일은 하지 않았다"는 것과 "철저한 수사와 책임자 문책"을 강조한 것은 기존 입장에서 달라지지 않았지만, 더 이상 국론분열은 막아야 한다는 강한 메시지를 정치권에 던짐으로써 공방을 중단할 명분을 정치권에 제공하려는 의도도 보인다.
◆철저한 수사와 책임자 문책 재차 강조=박 대통령은 국가기관의 선거개입 의혹이 민주주의 원칙을 훼손하는 중대 범죄라는 데 정치권과 인식을 같이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박 대통령은 "개인적으로 의혹을 살 일은 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지만 "앞으로 정부는 모든 선거에서 국가기관은 물론이고 개별 공무원이 혹시라도 정치적 중립을 위반하지 않도록 엄중히 (법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런 일련의 의혹을 반면교사 삼아 대한민국 선거 문화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로 삼을 것"이라고 강조한 대목에서도 이런 취지가 읽힌다.
사진 :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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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과 검찰을 향해선 의혹을 명확히 밝혀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일각에서 제기된 '수사 축소 압박 의혹'도 일축했다. 박 대통령은 "저는 사법부의 판단과 수사결과가 명확하고 국민께 의혹을 남기지 않도록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법과 원칙에 따라 확실히 밝혀 나갈 것이고 반드시 국민께 정확히 밝히고 책임을 물을 것이 있다면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치권이 사법부 판단 미리 재단하면 안돼"=하지만 박 대통령은 이 논란이 지나치게 정치 쟁점화되고 있는 데 대해선 재차 경계심을 드러냈다. 박 대통령은 "사법부의 판단을 정치권이 미리 재단하고 정치적 의도로 끌고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지금 진행되고 있는 사법부의 판단과 (수사)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더 이상 국론 분열과 극한 대립은 자제해달라"고 정치권에 당부했다.

이번 의혹을 민주주의 원칙 훼손과 연결하는 시각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박 대통령은 "요즘 민주주의에 대한 얘기가 많이 있다"며 "저는 정치를 시작한 이후 민주주의 원칙을 지키고 정당 민주화를 위해 노력해 왔다. 지금도 그 소신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예상보다 구체적 언급…심각한 국론분열 위기감 반영된 듯=박 대통령이 이날 밝힌 입장과 주장은 기존에 피력했던 것과 내용 면에선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그러나 앞선 28일 정홍원 국무총리가 비슷한 내용의 대국민담화를 발표한 상황에서, 3일 만에 이를 반복한 것은 "대통령이 직접 밝히라"는 야권의 주장을 일면 수용함으로써 정치적 타협안을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만큼 이 문제를 둘러싼 국론분열 양상이 방치할 수 없는 수위에 이르렀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같은 입장과 동일한 대책을 내놓으면서도 어투 면에서는 상당히 설명적이며 이해를 구하고 당부하는 방식을 택한 것도 눈에 띄는 변화다.

내달 2일부터 시작되는 서유럽 순방을 염두에 둔 측면도 있어 보인다. 박 대통령이 이날 회의에서 국정원 논란을 언급하지 않았다면 순방 후 악화된 여론을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다. 떨어지는 국정지지율도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11월 중순으로 예정된 정기국회 시정연설에서 경제활성화를 위한 정치권의 협조를 구하기 위해서라도 이 문제에 마침표를 찍을 시점이 됐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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