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장영준 기자]누구나 꿈꾸는 여행지에서 만난 낯선 이와의 멋진 로맨스. 그래서 여행은 늘 가슴을 뛰게 만든다. 혹시라도 만날지 모르는 '운명의 상대'가 그곳 어딘가에 있을 수 있다는 설렘이 입과 귀의 만남을 주선한다. 화려한 절경이 눈앞에 펼쳐져 있어도 멋진 이성에게 눈이 가는 건 이런 이유가 아닐까.
영화 '연애의 기술'(감독 이수성) 속 순정녀 수진(홍수아 분)은 운명의 남자를 기다리는 여자 중 한 명이다. 그리고 '저 남자가 내 운명의 남자'라는 확신이 들면 우정도 헌신짝처럼 내버릴 수 있다. 반면 지영(한수아 분)은 운명도 만들어가는 것이라 믿는 여자다. 성격도 화끈해서 맘에 드는 남자가 나타나면 일단 도발(?)부터 하고 본다. 지영 역시 사랑을 위해서라면 잠시 우정을 내려놓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수진은 진정 태훈이 자신이 그토록 기다리던 운명의 상대라 믿고 있었다. 지영은 그저 태훈이 잘 생기고 돈 많은 남자라 끌렸을 뿐이다. 수진과 지영은 태훈을 차지하기 위해 잠시 우정이라는 끈을 풀어놓고 거리를 둔채 치열한 쟁탈전을 벌인다. 하지만 그 쟁탈전은 우리가 생각하는 피튀기는 전쟁이 아니라, 여자들의 소소한 질투심의 연속일 뿐이었다.
영화는 마지막까지 '운명의 상대를 믿느냐?'는 질문을 던진다. 답은 관객들의 몫.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운명의 상대가 나타나길 바랄지도 모른다. 현실에서 자신의 이상형과 100% 일치하는 이성을 만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디선가 '뚝'하고 '내님'이 나타나길 기다리지만 그 세월은 하염없다.
장영준 기자 star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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