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 검찰이 KT 본사·계열사와 이석채 KT 회장 자택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서면서 갈 길 바쁜 KT가 암초를 만났다. 이 회장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까지 내려진 가운데 갑작스런 수사 배경과 향후 파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조사부(부장검사 양호산)는 22일 오전 경기도 분당 KT 본사와 서울 광화문·서초동 사옥, 이 회장 자택 등 16곳에 검사와 수사관 100여명을 보내 각종 회계 장부 등 문건과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 전산자료를 확보했으며, 이 회장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까지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KT는 공식 입장을 통해 “그간 정상적 경영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해 왔으며 검찰조사에도 성실히 응해 왔다”는 짤막한 입장을 내놓았다.

이번 수사는 앞서 참여연대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의 혐의로 올해 2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이 회장을 고발한 것에 따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난 2월 참여연대는 KT가 스마트애드몰, ㈜OIC랭귀지비주얼, ㈜사이버MBA 사업 등을 무리하게 추진해 수백억원의 손해를 봤다며 이 회장을 검찰에 고발했고, 이달 10일에는 이 회장이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KT 사옥 39곳을 매각하면서 감정가의 75% 정도에 해당하는 금액만 받고 팔아 회사와 투자자에 손해를 끼쳤다며 재차 고발장을 제출했다.


참여연대와 KT새노조 등은 즉각 성명을 내고 이 회장의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참여연대는 “이 회장 재임 중 일어난 부당노동행위 등 혐의와 부동산투기 의혹을 검찰이 밝혀내야 한다”고 밝혔고 KT새노조도 “검찰이 이 회장을 둘러싸고 제기된 개인비리 등의 의혹에 대해서도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지난해 2월 참여연대의 고발 때에는 조사부에서 특수부로 사건을 배당한 이래 8개월 넘게 수사에 진척을 보지 못했던 검찰이 이번에는 5일 만에 고발인 조사에 나섰으며 12일 만에 압수수색까지 단행했다. 그 배경을 두고 현 정부가 본격적으로 이 회장을 향해 칼을 겨눈 게 아니냐는 추측이 무성하다. 현 정부 들어 이 회장의 거취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8월에는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이 이 회장에게 조기 사임을 종용했다는 설이 흘러나와 청와대가 부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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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장의 출국금지 조치와 검찰 수사로 인해 무선가입자 감소와 실적부진 등에 직면한 KT는 더욱 난처해지게 됐다.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아프리카 르완다 등 해외사업까지 악영향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 회장은 오는 25일부터 르완다에서 열리는 ‘아프리카 혁신 정상회의’ 기조연설 등 해외출장을 앞두고 있었으나 갈 수 없게 됐으며, 31일에는 국회 미래창조방송통신위원회 확인감사에도 출석을 요구받고 있는 상황이다.


검찰의 이번 KT 감사가 일종의 국면전환용이란 시각도 있다. 국정원 댓글사건으로 비롯된 채동욱 검찰총장 사퇴와 특별수사팀 외압 의혹 등으로 어지러운 상황을 ‘물타기’하려는 차원이 아니냐는 주장도 트위터 등을 통해 돌고 있다.


김영식 기자 gra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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