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항로, 또 방사능 논란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시베리아와 극동지역 공역을 이용해 미주와 아시아를 연결하는 북극항로가 또다시 방사능 구설수에 올랐다. 항공사와 정부가 국민을 방사능 늪지대로 몰고 있다는 의혹이다. 정부와 항공사는 이에 대해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1년에 100번 정도는 북극항로를 이용해야 승무원 기준 피폭량에 근접하는 수준이나 100번 이상 이용하는 승객은 없다는 설명이다.
정우택 의원(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새누리당, 청주 상당구)은 국토해양부 국감자료를 통해 "북극항로 이용 승무원에게는 방사능 관련 정보를 제공하면서 일반 고객들에게 일언반구도 없다는 것은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이어 "북극항로를 이용해 수백억원을 절감하고 있는 항공사들은 북극항로 이용시 고객들에게 예상 방사선 피폭량이 얼마나 되는지 적극 공지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의원의 근거는 한국천문연구원의 '북극항공로 우주방사선 안전기준 및 관리정책 개발 연구' 최종 보고서에 따른다.
대한항공이 처음으로 북극항로(뉴욕-인천) 이용시 우주방사선 실측 실험의 결과, 평균 84.8 uSv(마이크로 시버트)가 노출됐다. 이는 연간 약 12회를 북극항로를 왕복하면 임산부 승무원의 피폭제한 기준인 2mSv(밀리시버트)를 넘어서는 수준이라는 게 정 의원의 설명이다.
이같은 지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북극항로를 처음 연 2006년부터 줄곧 제기돼 왔던 의구심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북극항로는 미주에서 한국으로 향할때만 이용하고 있다"며 "승객의 경우 연간 100회 이상 북극항로를 이용할 경우 승무원 관리 기준인 6mSv를 넘어서는 정도에 피폭된다"고 반박했다.
북극항로 1회 이용시 피폭량은 0.069mSv(69uSv) 정도로 측정된다. 국토부 연간 기준은 20mSv지만 대한항공은 승무원의 경우 6mSv내 관리한다. 일반 승객이 승무원 관리 기준인 6mSv를 넘어서는 수준까지 피폭되려면 연간 100회 이상은 북극항로를 이용해야 한다는 게 대한항공 측의 설명이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통상 항공사들은 미주노선 항로(뉴욕, 시카고) 선정시 북극항로 8개를 포함한 27개의 항로를 비교해 당일 최적항로를 선정해서 운항한다"고 밝혔다. 승객들이 1년에 100회 이상 북극항로를 이용하려고 해도 마음대로 안된다는 뜻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임신한 승무원의 경우 회사도 비행을 권장하지 않는다"며 "비행을 안하고 휴직을 하는게 당연한 조처"라고 말했다.
오히려 북극항로는 미국 동부와 인천간 비행시간을 약 30분 정도 단축할 수 있어 연료비 절감에 따른 친환경적인 요소를 갖추고 있다. 극지방의 대기는 비교적 안정된 기단으로 구성돼 있어, 10시간이 넘는 비행시간 동안 터뷸런스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는 장점도 있다.
특히 FAA(미국연방항공청)도 북극항로 운항시 방사능 노출 수준에 대한 다양한 실측 등을 통해 북극항로 운항의 안전성에 대한 검증을 마친 상태다. 이는 우리나라 항공사 외에도 싱가폴항공, 유나이티드항공, 아메리칸항공, 에어캐나다, 케세이퍼시픽 항공 등 세계 유수의 항공사들이 북극항로를 적극 이용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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