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장인서 기자] 국내 주요 그룹들이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국정감사 추가 증인 채택에 따른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기업인 국감에서 오너 국감으로 분위기가 전환될 수 있다는 우려감에서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올해 국감에서 국내 30대 그룹 중 롯데와 신세계를 제외하고 총수 일가가 증인으로 채택된 곳이 아직 없다. 대신 대기업 대표와 임원 200여명이 증인석에 오른다.


이처럼 주요 그룹은 올해 국감에서 우려와 달리 총수들이 증인에 채택되지 않으면서 한시름을 놓는 모습이었다.

재계에서는 국감 시작 전만 해도 총수가 국회의원 앞에서 망신을 당하는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하지만 막상 국감이 시작되자 분위기가 180도 바뀌었다. 14~15일 이틀간 진행된 국감에서 주요 그룹 총수 일가에 대한 추가 증인 채택 우려가 현실이 됐다.


실제 15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의 국감에서 신세계의 골목상권 침해 의혹과 관련해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을 증인으로 추가 채택했다. 이날 위원들이 신세계의 불공정 거래에 대해 집중 추궁하는 과정에서 허인철 이마트 대표가 “제가 답변할 일이 아닌 것 같다”며 즉답을 피하면서 화살이 정 부회장으로 향하게 된 것.


정 부회장은 허 대표의 발언이 불씨가 돼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국감과의 악연을 이어가게 됐다. 당초 정 부회장은 산업위의 증인 신청 명단에 포함됐다가 막판에 제외됐다. 정 부회장 대신 전문경영인인 허 대표와 김성환 신세계푸드 대표이사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그러나 추가 증인 채택이 결정됨에 따라 정 부회장은 다음 달 1일 국회에서 열리는 산업통상자원부와 중소기업청 확인감사에 출석해야 한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11월에도 정무위원회의 출석을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해 정식재판에 회부돼 벌금 1500만원을 선고받았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갑작스러운 사안인 만큼 당황스럽다”면서 “현재로선 정 부회장의 출석 여부에 대해 확답할 수 없어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국감 기류를 볼 때 오는 11월1일로 예정된 산업위의 증인 목록에 오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특별한 이유 없이는 불참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산업위는 가맹점·대리점에 대한 횡포와 골목상권 침탈 등 대기업 횡포와 관련해 신 회장을 불렀으나 참석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 신 회장은 지난해에도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참석하지 않아 1000만원의 벌금형을 받았다.


이에 따라 재계에서는 정 부회장의 국감 추가 증인 채택에 따른 불통이 튈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다른 총수 일가도 현안에 따라 증인으로 다시 불려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 현대차그룹 등 주요 그룹 대관 업무 관계자들은 국감 일정 동안 총수 추가 증인 채택을 막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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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증인으로 채택된 경영진이 무성의한 답변으로 위원들로부터 괘씸죄를 살 경우 총수 일가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성의 있는 태도로 국감에 임해달라고 주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기업 고위 관계자는 “STX, 동양사태 등 주요 그룹 몰락과 함께 갑을 논란 등 재계 현안이 많아 총수들이 대거 국감장에 불려 나갈 것으로 우려했으나 다양한 노력으로 겨우 피할 수 있었다”며 “그렇지만 정 부회장 추가 증인 채택으로 국감 일정을 마칠 때까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장인서 기자 en130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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