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립대비 많게는 7.3배…사립초 과잉 영어교육 논란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서울 성북구의 우촌초등학교. 사립인 이 학교는 1학년부터 6학년까지 학년별로 평균 연간 영어교육에 16주, 시간으로는 544시간을 편성했다. 이 학교는 1학년 때부터 사회, 체육, 수학, 언어, 과학, 도서, 보건 등을 영어로 가르치고 있다. 반면 인근의 공립초등학교의 경우 1,2학년은 영어교육을 하지 않고 6학년은 연간 200여시간에 불과하다. 초등학교 1,2학년은 정규교육과정 속에서 영어교육이 금지돼 있다. 그 이상 학년이 돼도 3ㆍ4학년은 연간 132시간, 5ㆍ6학년은 연간 204시간을 편성할 수 있도록 돼 있다.
1일 교육시민단체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학교정보 공시사이트인 '학교알리미'를 통해 서울 시내 사립초 40개의 영어교육 시수를 분석한 결과 6년 합계가 1341시간으로 공립초(340시간)의 3.9배에 이르렀다. 성북구 우촌초, 노원구 상명초ㆍ청원초ㆍ태강삼육초, 마포구 홍대부속초 등 영어교육이 많은 상위 5개 사립초는 공립초보다 7.3배 많은 2513시간을 가르쳤다. 사립초는 정규 교과과정에서 영어를 편성할 수 없는 1ㆍ2학년에게도 연평균 215.7시간을 가르친 것이고 상위 5개교는 평균 432시간을 가르쳤다.
영어 교과목 이외의 수업시간에 영어로 수업하는 이른바 '영어 몰입교육'도 상당시간 이뤄졌다. 사립초등학교의 평균은 주간 7시간, 연간 239.5시간으로 작년보다 증가했다.
40개의 학교 중 36곳의 학교에서는 명시적으로 수준별 학습에 대해 언급하고 있고, 상당수의 학교에서 3~4개 정도로 분반해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당수 수준별 수업을 위한 기준으로 많은 학교들이 한국외국어평가원(PELT), JET초등영어시험, 토셀, 토익 브릿지 등 공인영어시험 성적을 활용했고, 일부 학교는 중ㆍ고등학생 수준 이상의 성적을 요구했다.
사교육걱정은 사립초가 영어교육 시수를 늘리기 위해 영어 몰입교육을 창의적 특색활동으로 편성하는 등 편법을 쓴 것으로 추정했다. 또 대부분 사립초가 입학설명회에서 학교 특색활동으로 영어 말하기 대회, 교내외 영어캠프, 교환학생 제도 등으로 통한 영어교육을 내세워 공립초와의 격차를 벌리고 학교 영어 교육과정을 무력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교육부도 규제에 나설 움직임이다. 그러나 사립초와 일부 학부모들은 정부가 그간 관행적으로 묵인해 왔다가 규제한다며 반발하고 있고 학부모들이 적극적으로 원해서 시간을 늘린 곳도 많다고 항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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