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용역입찰을 둘러싼 갈등이 점입가경이다. 어제 국민권익위원회는 장영철 캠코 사장을 징계조치하도록 금융위원회에 요구했다고 발표했다. 장 사장이 국민행복기금 업무 전산화와 관련된 36억원 규모 용역입찰 과정에서 자신과 행정고시 동기인 사람이 운영하는 회사가 선정되도록 압력을 행사한 사실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그러자 장 사장이 바로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은 부당한 압력을 행사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하고, 권익위의 조사 경위에 석연찮은 점이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7월부터 캠코 내부에서 장 사장과 송기국 감사 사이에 생긴 갈등이 표면화한 것이다.


이 사건은 해당 용역입찰 직후 감사원에 접수된 무기명 투서에서 시작됐다. 장 사장에 따르면 투서의 내용이 송 감사에게 팩스로 전달됐고, 송 감사는 이에 근거해 2주간 내부감사를 벌였지만 혐의사실 입증이 안 되자 권익위에 고발했다고 한다. 장 사장은 김영호 감사원 사무총장의 배후지휘 아래 표적감사가 진행됐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여기엔 배경이 있다. 김 사무총장은 현 정부 출범 후인 지난 4월 현 직위로 내부승진했고, 장 사장과 송 감사는 전 정부 때 각각 기획재정부와 감사원 출신 낙하산 인사라는 말을 들으며 현직에 임명됐다. 이로 인해 이 사건을 놓고 현재 임기를 2개월여 앞두고 있는 장 사장에 대한 현 정부의 조기퇴진 압박이라는 소문도 나돌고, 정부기관 사이의 퇴직 후 자리 다툼이라 비아냥대는 소리도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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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국민이 보기에 불쾌한 사건이다. 비리 혐의를 놓고 공기업 사장과 감사가 싸우고 공기업과 공기관이 맞서는 모양새가 사납다. 정권교체 후 공기업 물갈이 인사의 구태가 재연되면서 빚어진 잡음으로도 보인다.

권익위 발표를 보면 장 사장은 캠코의 용역업체 선정을 위한 평가 실시 하루 전 내부 평가위원에게 자신의 지인이 입찰에 참여한다는 사실을 알렸다. 이것만으로도 알선ㆍ청탁을 금지한 캠코 임직원 행동강령 위반이라는 게 권익위의 판단이다. 그럼에도 장 사장이 반발하고 나서니 어안이 벙벙하다. 감독당국인 금융위는 뒷짐 지고만 있지 말고 적극 나서서 시비를 가리고 법규위반 여부를 따져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이는 청와대의 공기업 사장 인사와는 별개로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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