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먼 사태 5년…정신 못차린 월스트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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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오는 14일(현지시간)은 세계적인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가 부실 모기지론 탓에 파산보호를 신청하면서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몰고온 지 정확히 5년 되는 날이다.


그동안 투자은행들은 위기의 주범이라는 비난을 받으며 규제 대상으로 전락했지만 여전히 정신 차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당시 금융위기 해결에 앞장선 헨리 폴슨 전 미국 재무장관은 최근 뉴욕타임스와 가진 회견에서 월스트리트에 대한 분노가 아직 풀리지 않았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은행가들이 아직 정신 못 차렸다고 일갈했다. 국민의 혈세로 죽음 직전에서 살려놨더니 여전히 보너스 잔치만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폴슨 전 장관은 "현재 미 국민들이 은행가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은행가 자신들은 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본주의 아래서 금융중개업의 필요성을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의 금융기관들은 지난 10여년 사이 예금을 받거나 투자자금을 모아 대출해주는 대신 주식ㆍ채권ㆍ상품 매매로 수익을 올리는 집단이 됐다.


최근 벌어진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주식 주문 오류 사건, JP모건체이스의 '런던 고래' 사건은 금융권이 여전히 변하지 않았음을 극명하게 보여줬다.


지난 5년 사이 월스트리트가 어떻게 변했느냐는 질문에 폴슨 전 장관은 "바뀐 게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금융위기를 몰고온 월스트리트의 '4대 악(惡)'이 여전하다고 우려했다. 지나친 부채 비율, 문제 있는 임직원 보상 구조, 여전히 미약한 감독 기능, 도덕적 해이까지 여전하다는 것이다.


2일 마크 카니 금융안정위원회(FSB) 의장은 금융개혁에 대해 다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을 앞두고 "금융권의 대마불사 인식이 불식돼야 한다"고 말했다.


아나트 아드마티 스탠퍼드 대학 교수는 "2%의 자산 손실에도 뱅크런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몇몇 은행이 비슷한 시기에 위험을 겪게 되면 이는 결국 시스템 위기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보수 문제도 마찬가지다.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는 당국의 압력에 따라 직원에 대한 보너스를 줄였다. 하지만 영향력은 제한적이다. 트레이더들은 여전히 실적으로 더 많은 보너스를 받기 위해 단기 매매에 치중하고 있다.


경영진에 일부 변화는 있었다. 로이드 블랭크페인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CEO)와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CEO는 보너스를 스톡옵션 대신 현금과 주식으로 받았지만 지난해 다이먼 CEO는 500만달러(약 55억4500만원), 제임스 고먼 모건스탠리 CEO는 350만달러어치의 스톡옵션을 챙겼다.


결국 주가가 상승해야 이익을 챙길 수 있는 만큼 실적 위주의 경영이 이어질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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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의회 의원, 감독 당국자, 은행권 로비스트들은 은행의 자본투자에 대해 제한한 '도드ㆍ프랭크 법안'과 관련해 한창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미 주간지 뉴요커는 "위기 재발 방지 대책이 충분히 마련되지 못했다"며 "위기가 또 발발하면 충격은 과거보다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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