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경제 미래, 에너지 개혁에 달렸다
[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1994년 미국의 급작스런 금리인상에 따른 경제위기가 멕시코인들에게 아직 아픈 기억으로 남아 있다. 요즘 멕시코 페소화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양적완화 출구전략 모색으로 약세를 보이는 것에 대해 걱정이 큰 것도 이런 기억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멕시코 시장에서 자금이 이탈하는 이유는 다른 신흥국들과 다르며 앞으로 페소가 강세를 보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최신호(6월 29일자)에 따르면 페소의 변동성은 벤 버냉키 FRB 의장의 '입' 때문이 아니라 내적 요인 때문이다.
멕시코의 경제성장률과 물가는 안정되고 재정적자 규모가 그리 크지 않다. 국가 부채가 적은데다 은행은 충분한 자본을 확보하고 있다.
그렇다면 아무 문제 없을 듯한데 페소 가치는 5월 초 달러당 12페소(약 1045원) 이하에서 최근 13페소 이상으로 하락했다. 10년물 멕시코 벤치마크 채권의 수익률은 최저점인 4.4%에서 6.2%까지 치솟았다.
멕시코 중앙은행에 따르면 5월 이후 자국 증시에서 빠져나간 외국인 투자자금 규모가 43억달러(약 4조9127억원)다. 이 정도면 현재 사상 최고 수준인 외국인 투자 비중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그러나 불안한 징조임은 분명하다.
이코노미스트는 페소의 변동 요인을 몇 가지로 요약했다.
무엇보다 라틴아메리카 채권 투자의 리스크를 페소로 헤지한 투자자들이다. 다른 라틴 국가들 화폐에 비해 페소는 유동성이 충분하지만 변동폭이 커 헤지 대상으로 활용된다.
페소 선물이 상장된 미 시카고 소재 CME그룹의 크레이그 레베일 환상품 담당 이사는 "라틴아메리카 투자 상품에 노출된 투자자들이 페소에 헤지를 걸었다"고 설명했다.
다른 이유는 멕시코 경제의 지나친 미국 의존도다. 연초 4개월 간 멕시코의 경제성장률은 기대에 못 미쳤다. 양적완화 축소로 미 경제가 주춤하면 멕시코도 영향 받게 될 것을 우려한 투자자들이 투자자산을 먼저 매도한 것이다. 멕시코 경제는 미국 경제가 호황이면 큰 수혜를 누리지만 미국의 악재에도 민감한 게 현실이다.
그러나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의 에너지 분야 개혁이 본궤도에 오르면 해외 투자가 몰려들어 페소는 강세를 보일 수 있다.
페냐 니에토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대통령 선거 운동 때부터 자국 석유시장을 독점한 국영 석유업체 페멕스가 개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달 17일(현지시간) 민간 기업의 석유ㆍ천연가스 투자를 허용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에너지법 개정안은 오는 9월 의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페냐 니에토 대통령이 얼마나 파격적인 개혁안을 내놓을지 짐작할 수조차 없다. 그러나 모든 에너지 산업을 국유화한 1917년 헌법이 개정될 수 있을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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