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금준 기자]김예림과 백아연. 어떻게 보면 숙명과도 같은 만남이다. 1993년생 동갑내기인 두 사람은 각각 공중파와 케이블을 대표하는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으로, 솔로 앨범을 들고 제대로 맞붙었다.
박빙이 점쳐지던 김예림과 백아연의 승부는 어느 샌가 갈리고 말았다. 결과는 김예림의 판정승. 그것도 꽤나 큰 격차다. 김예림의 경우 솔로로 변신하면서 던진 과감한 승부수가 통한 반면 백아연은 예상 가능한 범주 안에 머물고 말았다.
앨범에 참여한 아티스트 면면도 화려하다. 윤종신, 검정치마 조휴일, 페퍼톤스 신재평이 힘을 더했으며 이규호와 이상순이 참여한 '캐럴의 말장난', 정준일이 참여한 '잘 알지도 못하면서'에서는 김예림의 또 다른 개성을 만날 수 있다.
백아연의 경우도 특유의 아련하고 청아한 목소리에 소녀 감성을 더해 두 번째 여정에 나섰다. 데뷔 앨범에서 발라드에 도전했던 그였기에 이번 앨범 콘셉트는 어떻게 보면 당연한 선택이었고, 딱 거기까지였다.
발라드 이후 상큼발랄한 댄스곡 발표는 '정형화된 수순'이라는 점에서 아쉬움을 짙게 남긴다. 이것이 바로, 백아연이 과감한 변신을 시도한 김예림에 비해 힘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이유라는 분석이다.
하루에도 수많은 가수들이 쏟아져 나오는 가요계. '안전 지상주의'는 더이상 해답이 아니다. 예상을 깨느냐, 예상 안에 머무느냐. 아직 시작 단계인 백아연이 앞으로 어떤 '한 방'을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금준 기자 mus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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