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성희롱 비상
여직원 비율 절반 이상, 예방교육 등 방지책 필요
[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금융권에 성희롱 비상등이 켜졌다. 근본적인 재발방지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A은행 서울 시내 한 지점의 부지점장 B씨가 10대 고졸 여직원에게 성희롱을 한 사실이 밝혀져 내부 조사를 받고 있다. B씨는 지난달 피해 여직원에게 화장실 세면장에서 자신의 이를 닦도록 시켰으며 볼 때 마다 야한 농담을 건내고 '주말에 만나자'는 문자메시지도 수시로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여직원은 은행 노조에 신고했고 은행 측은 일단 피해자와 가해자가 같은 지점에 근무할 수 없도록 B씨에 대한 대기발령 조치를 취했다. 해당 은행 관계자는 "현재 조사가 진행되고 있으면 조만간 가해자에 대한 징계 수위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C금융지주에서도 최근 한 부사장이 여직원을 성희롱한 사실이 문제가 돼 사표를 낸 사건이 있었다. 이 부사장은 결혼한 여직원에게 "결혼하고 뭐가 달라졌느냐"고 묻는 등 결혼 전ㆍ후의 차이점에 대해 질문하면서 성희롱 수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가 불거진 것은 이 이야기를 들은 여직원의 남편이 회사에 내용증명을 보내면서다. 파장이 커지자 가해자로 지목된 부사장은 자진 사임했고 사건은 일단락 됐다.
문제는 이 같은 성희롱이 은행권에 만연해 있다는 점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쉬쉬하면 덮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며 "여직원에 대한 성희롱은 은행권에 만연한 병폐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은행의 경우 여직원 비율이 전체 직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나이가 어린 고졸 여직원들도 많아 성희롱의 위험성이 상존하고 있다. 지점장 등 남성 상사가 직원들의 고과 산정, 부서 배치, 정규직 전환 등에 대한 절대적인 권한을 행사할 수 있어 정작 피해가 발생해도 보복이 두려워 지나가는 경우도 많다. 금융권 관계자는 "성희롱 방지 교육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피해자가 조직에서 소외되는 등의 2차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제도적인 대안 마련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