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유럽 2대 은행인 스위스의 투자은행 UBS는 싱가포르에서 치안이 좋기로 소문난 프리포트에 5월부터 금보관소를 운영하고 있다. 이 보관소의 저장 능력은 60t으로 시가 24억 달러에 이른다. UBS는 홍콩의 고객들도 이 보관소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영국 바클레이스은행도 지난해 런던에 금 보관소를 마련했다.
이밖에 스위스 금제련업체인 메탈로르(Metalor)도 오는 11월께 싱가포르에 자체 금보관시설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UBS 등이 싱가포르에 금 보관소를 개설한 것은 중국과 인도 등 대규모 금 소비 시장을 둔 아시아가 금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최근 몇 년 사이에 부쩍 커진 데 따른 것이다. 금속컨설팅업체인 gfms에 따르면, 인도와 중국의 지난해 골드바 수요는 전세계 수요의 61%를 차지했다. 이는 10년 전에 비해 두 배 이상 수준이다.
피터 콕 UBS 자산운용 싱가포르-말레이시아 매니저는 “최근 금시세가 역사상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아시아 투자자들은 여전히 금에 투자하고 가까운 곳에 보관하고 싶어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또 자산운용회사인 인크레멘툼 리히텐슈탄의 공동창업자인 로날드 페테르 슈토를레는 “중국과 인도의 소득이 계속 증가하고 이자율이 낮을 것으로 예상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금이 수혜자라는 것을 알게 된다”고 강조했다.
금값은 2분기(4~6월) 중 전년 동기에 비해 23%가 하락해 지난달 28일 온스 당 1180.20달러로 3년 사이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중국 본토의 금 투자자들은 홍콩의 상업지구 코즈웨이의 귀금속 업체 저우타우푸 매장에 들러 금 싹쓸이 쇼핑에 나서고 있다. 노인층 뿐 아니라 젊은층도 금쇼핑에 가세한 게 과거와 다른 점이다.
홍콩의 금은거래협회에 따르면 하루 금거래 규모는 통상 800억 홍콩달러였는데 최근본토 고객의 증가로 1000억 홍콩달러로 불어났고 지난 달 28일에는 1500억 홍콩달러로 치솟았다.
세계 투자은행들이 아시아 시장의 금보관소에 눈을 돌리는 데는 싱가포르의 정책지원도 한몫한다고 WSJ는 설명했다. 싱가포르는 10년 안에 세계 금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현재 2%에서 10~15%로 높이기 위해 금 거래세를 없애버렸다.
콕은 “고객들은 장기 보유를 통해 안정성과 보안 혜택을 누리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include $docRoot.'/uhtml/article_relate.php';?>
박희준 기자 jacklondon@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박희준 기자 jacklondon@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