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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라띠마’ 유지태 감독 “‘보통사람’의 행복, 놓치고 싶지 않아”(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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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수경 기자]
‘마이 라띠마’ 유지태 감독 “‘보통사람’의 행복, 놓치고 싶지 않아”(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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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라띠마’가 공개된 후 만난 유지태 감독은 “연민을 과장하기 않기 위해 사전 조사를 많이 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영화는 과하게 눈물을 짜내거나 억지 공감을 이끌어내지 않는다. 감독은 가족에 대한 사랑이 보편적 감성인 만큼 연민도 그렇다는 점에 집중했고, 얘기를 풀어나갈 때 좀 더 쉽게 접근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가 배우를 고를 때 가장 중요시하는 것이 무엇일지 궁금했다. 그것은 바로 ‘인성’. 언뜻 보기에 연기는 혼자 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다 같이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유지태 감독은 “사람이 중요하다”고 했다.
‘마이 라띠마’를 통해 신예 박지수는 대중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배우 배수빈과 소유진 역시 기존의 이미지에서 탈피, 새로운 매력과 에너지를 발산했다. 영화에 대한 평은 갈렸지만 그는 다양한 시선을 인정한다.

“설사 안 좋게 보는 분들이 있다 해도 다른 지점도 인정합니다. 물론 마음은 아파요. 평점을 4점주거나 하면 아프죠.(웃음) 그러려고 만든 게 아니니까요. 그래도 언급해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운 마음이 들어요. 그 마음은 오래 갈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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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신인을 과감하게 채용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기본적으로 신인 배우에 대한 자신감이 있단다.

“‘자전거 소년’ 때 그런 자신감을 얻었어요. 가끔 배우 탓을 하는 감독들이 있잖아요. 그게 듣기가 싫어서 ‘자전거 소년’ 때 연기에 ‘연’자도 모르는 시골아이들을 배우로 기용했어요. 아이들을 유심히 관찰하니까 잘 끌어낼 수 있겠더라고요. 그들의 삶에 내 영화를 맞춘 거죠.”
아이들의 삶에 자연스레 녹여내려는 유지태 감독의 의도는 영화에서 충분히 강점으로 작용했다. ‘자전거 소년’을 통해 그는 연출력을 인정받았고 자신감을 얻었다. 유지태 감독은 신인 배우들은 ‘가이드라인’이 중요하다고 했다.

“일전에 모 신인 배우가 저랑 연기할 때 자기 대사를 안 하고 제 대사를 하더라고요. 연습을 안 한 거죠. 그 때 스톱하고 ‘너 내 대사 하면 어떡해?’ 그러면 감정이 다 깨질 수밖에 없어요. 선배가 곤조 피우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고요. 결국 제가 그 친구 대사를 해줬어요. 감독도 모르더라고요. 그 친구는 아직도 모를 거예요.”

결국 그 신인 배우의 실수는 영화에 그대로 반영됐다. 지금도 진실은 유지태만이 알고 있다. 정말 웃지 못 할 에피소드가 아닐 수 없다. 그는 박지수에 대한 칭찬도 잊지 않았다.

“본인이 재능이 있어서 캐스팅 된 거예요. 카메라 앞에서 연기하는 것, 사람들과 어울리는 모습 등을 모두 지켜봤죠. 그가 베스트였어요. 그게 증명이 된 거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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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긋나긋하게 본인의 이야기를 전하던 유지태에게 “상당히 진중한 것 같다”고 하자 크게 웃었다. ‘잘못된 행동을 보이지 말고, 잘못된 말을 하지 말자’라고 생각한 것이 자신을 아주 진지한 사람처럼 보이게 만든 것 같다고 했다.

“저는 되게 평범하고 그냥 그런 사람이에요.(웃음) 제 마음속에는 꿈이 있어요. 모든 걸 바쳐야 하고 모든 희생을 감내해야 하죠. 꿈을 위해 보내는 시간이 좋아요. 그게 힘들고 쉬고 싶어도 나가서 하게 되는 이유에요. 배우로서, 감독으로서의 삶이 행복해요.”

배우 출신 감독이라서 좋은 영향을 받는 부분도 많다. 배우의 고충을 알기 때문에 무리한 요구를 하지 않고, 정확한 디렉션을 하려고 노력한다.

“일단 감독은 준비를 철저하게 하고 뭘 찍어야 되는지는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해요. 연기를 하다보면 엉뚱한 디렉션을 받을 때가 있어요. ‘보라색으로 연기해줘’ 이런 것.(웃음) 당황스럽죠. 물론 보라색으로 할 수 있는 연기자도 있어요. 그래서 감독과 배우의 궁합이 중요한 거고요. 이번에는 촉이 다 맞았다고 생각해요. 영화만 잘됐으면 기적 같은 일이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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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태 감독은 극중 수영(배수빈 분)과 마이 라띠마(박지수 분)의 운명적인 만남을 그리기 위해 숱한 고민을 거쳤다. 여러 영화들에 대입 해보고 간접 경험도 떠올려보면서 여러 가지 상황을 만들어봤지만 마음에 드는 게 없었다.

“한국인이 간섭 하는 걸 좋아하니까 그런 느낌으로 만들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엉뚱한 느낌이 저예산 영화의 재미도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영화적인 힘으로 설득 시키는 다큐와 작위적인 설정이 충돌되는 느낌, 그것을 떠올렸어요.”

배우 김효진과 행복한 결혼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유지태 감독. 그는 올 가을 결혼을 앞두고 있는 배수빈에게 현실적인 조언도 했다.

“가구는 좋은 걸 사라고 했어요. 값이 비싼 거 말고 앉았을 때 편안하고 안락함을 주는 것으로요. 멋있고 소재가 좋고 그런 것보다 사람한테 휴식을 줄 수 있는 가구인가 하는 점이 중요하죠.”

집은 편안한 휴식처가 되어야 한다는 유지태 감독은 끝으로 자신의 바람에 대해서도 전했다.

“저는 행복한 사람의 조건들은 ‘보통사람’에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것을 놓치고 싶지 않습니다. 소소한 행복 같은 것. 과거에 머무르기보다는 미래의 제 모습이 더욱 기대가 되고요.”

빙그레 웃는 유지태의 모습은 ‘평온함’ 그 자체였다.



유수경 기자 uu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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