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업계, 고급 가죽 확보 안간힘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질 좋은 희귀 가죽으로 만든 명품 핸드백을 선호하는 여성들이 많아지면서 명품업계가 고급 가죽 확보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고 2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했다.

에르메스, 루이뷔통 모엣 헤네시(LVMH), 피노프렝탕 루드트(PPR) 등 명품 업계는 최근 악어농장, 가죽 무두질 공장 인수에 적극적이다. 구찌 브랜드를 소유하고 있는 PPR은 지난 3월 악어가죽을 가공하는 노르망디 소재 무두질 공장 '프랑스 크로코'를 인수했다. 고급 악어 가죽을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공급받기 위해서다.

켈리 백, 버킨 백으로 유명한 에르메스도 최근 6개월 사이에 호주 케언스 지역과 미국 루이지애나주에서 악어농장을 인수했다. 에르메스가 악어 가방 하나를 만드는데 악어 3마리 가량이 필요하다. 지난 1월에는 프랑스 남부지역에 위치한 송아지 가죽 공급업체 '테너리 아노네이'사를 인수했다.

루이뷔통의 모회사인 LVMH는 2011년 세계적인 악어원피 제작업체인 싱가포르 헹롱(Heng Long)의 지분 대부분을 인수했다.

명품업계가 악어농장과 무두질 공장 인수에 직접 참여하는 데에는 고급 가죽 확보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프랑스가죽협회(FNLC)에 따르면 최고급 가죽은 관련 육류 판매가 줄어들면서 생산이 제한적이다. 반면 명품 가죽 가방에 대한 수요는 늘어 가죽 가격에 상승 압력을 주고 있다. 고급 가죽 가격은 지난 2008년 이후 30% 가량 올랐다.

최근 루이뷔통은 매장 유리진열장에 대표 상품인 모노그램 캔버스 천 가방 대신 가죽 가방을 진열하기로 방침을 바꿨다. 루이뷔통의 가죽 가방은 수요에 공급을 맞추기 빠듯할 만큼 인기가 높다. BNP 파리바가 지난 3월을 기준으로 루이뷔통 핸드백 종류별 판매 비중을 조사한 결과 가죽 가방이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의 59%에 달했다. 로고가 있는 캔버스 천 가방 비중은 35%에 불과했다.

이탈리아 명품협회 알타가마와 다국적 컨설팅업체 베인앤컴퍼니는 중국의 사치품 단속 강화로 올해 글로벌 명품시장 성장률이 지난해의 절반인 5% 수준에 머무를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최고급 재료에 장인의 수작업이 더해진 고품질 명품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선미 기자 psm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