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째 재건축 소리…기대감 사라진 대치 구마을 "지정 여부 신경 안쓴다"


정비구역지정이 잠정 보류된 대치동 구마을

정비구역지정이 잠정 보류된 대치동 구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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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권용민 기자]"벌써 14년째 재건축한다는 소리 들어왔어요. 이젠 관심도 없습니다"(강남구 대치동 구마을 주민 장모씨)

지난 19일 오후 서울 대치동 구마을 주민들은 주말다운 주말을 맞이하고 있었다. 구석에 위치한 미용실에서는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고 골목 곳곳에서는 차를 닦고 손질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서울 도시계획위원회가 지난 15일 강남구 대치동 구마을의 정비계획을 잠정 보류시켰다지만 '재건축'이나 '도시계획위원회'는 인근 주민들의 관심사가 아닌 것 같았다.

구마을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와 2호선 삼성역 사이에 위치한 단독주택 밀집촌이다.


구마을 1ㆍ2ㆍ3 지구에는 현재 898가구가 거주 중이며 강남권 알짜 입지에 학군 수요 등으로 향후 높은 사업성이 기대되는 곳이다. 구마을 주민 장모씨는 "17년째 여기 살았는데 14년은 재건축 한다는 소리를 듣고 산 것 같다"며 "새로 이사 온 사람이나 관심 갖지 여기서 좀 살아봤다면 신경도 안 쓴다"고 전했다. 오랫동안 얘기만 나온 탓에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은커녕 만성이 생긴 수준이라는 것이다.


슈퍼마켓을 운영 중인 김모씨도 마찬가지였다. "정비구역 지정이 되든 안 되든 큰 신경 안 쓴다"며 "오히려 재건축이 되면 터를 옮겨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고 말했다. 가게 주인 입장에서는 '재건축이 되면 살던 곳에서 밀려나게 되는 꼴'이 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주택시장도 조용했다. 구마을 재건축 보류 소식이 이런 분위기를 더 고착시키는 듯 했다. 거래는 활발하지 않다. 구마을 C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정비구역 지정 보류로 실망매물이 나올 가능성은 높아졌다"면서도 "대부분 사람들이 애초에 비싸게 주택을 매입했기 때문에 싸게 나오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에 따르면 부동산 경기침체로 집값이 이미 많이 떨어진 상태에서 재건축 기대감 때문에 호가가 오르던 추세였다. 하지만 정비구역지정이 잠정 보류되며 실망매물이 나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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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근 E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에 따르면 대치동 구마을의 평균 호가는 3.3㎡당 3100만~3200만원 수준이다. 급매로 나온 매물들만 거래가 되는 분위기로 최근에 거래된 주택은 3.3㎡당 2500만원 선에 그쳤다. 매수자와 매도자간 호가 차이가 너무 커 거래로 이어지기는 힘들다는 귀띔도 들려온다.


한편 서울시는 전체 지구 토지이용계획과 주변지역과의 연계성을 고려한 종합적인 기반시설 설치 계획 등이 미비하다는 이유로 지난 16일 주택재건축 정비구역 지정(안)을 보류 결정하고 소위원회에서 다시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이 일대는 도시ㆍ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상 재건축 정비예정구역이며 2011년 4월 '대치동 구마을 제1종지구단위계획'의 특별계획구역으로 결정됐다.


권용민 기자 festy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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