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상서 스님들 목탁소리 커진 이유는?

"크리스마스 트리는 되고 연등은 왜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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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크리스마스 트리는 세우는데 연등은 왜 못 달게 하는가?"


스님들이 뿔났다.

조계사 승려와 신도 200여명은 지난 15일 인천국제공항 여객터미널 3층 출국장에서 항의 법회를 가졌다.


오는 17일 부처님 오신 날을 앞두고 열린 이날 법회에서 스님들의 목탁 소리는 어느 때보다 거셌다.

이들은 "연등보존위원회에서 연등회 홍보를 위해 인천공항 터미널에 전통등을 설치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으나 ,특정 종교 시설물이라는 이유로 거부당했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특히 "기독교 행사인 크리스마스 점등식은 매년 터미널 안에서 열리고 있어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예수님이 오신 날을 기념해 한 달 전부터 크리스마스 트리를 공항내 장식한 만큼 부처님 오신 날에도 공항내 연등을 달겠다는 논리다.


실제로 공사는 매년 12월초 크리스마스 트리를 설치해 전시해왔다. 지난해에도 1층 밀레니엄홀에서 7층 아파트 높이의 트리를 매달아 한 달여간 전시했다.


하지만 인천공항측은 크리스마스 트리 설치는 특정 종교 행사를 지원한 것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공사 관계자는 "기독교의 크리스마스 점등식을 허가한 적이 없고 그런 요청을 받은 적도 없다"며 "점등식은 공항면세점 행사로 마련된 것으로 종교와는 무관하다"고 답했다.


특정 종교를 위한 행사가 아니라 입주기업들이 판촉 및 마케팅을 위한 활동 중 하나로 설치했다는 뜻이다.


이 관계자는 이어 "승객 편의를 위해 터미널 안이 아니라 바깥에 연등을 설치하라고 제안했지만 조계종에서 거부했다"며 "이런 오해가 반복되면 홍보 목적의 크리스마스 점등식도 허용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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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똥이 크리스마스 트리로 튄 셈이다. 스님들의 번뇌가 더욱 깊어지는 순간이기도 하다. 연등을 설치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지 크리스마스 트리를 설치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온 것이 아니어서다.


하지만 공사입장에서도 각 종교 행사마다 찾아와서 기념물을 건설하겠다면 막을 도리가 없다. 차라리 크리스마스 기분을 내는 것을 포기하는 편이 여러모로 낫겠다는 입장인 셈이다.


황준호 기자 reph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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