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방글라데시 의류공장 붕괴사고로 숨진 사람이 1000명을 넘어선 가운데 값 싼 패스트 패션의 부흥과 함께 저렴한 옷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취향이 도마 위에 올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현지시간) 패스트 패션업계가 내놓은 저렴한 옷을 향한 미국인들의 사랑이 커지면서 방글라데시 같은 동남아 의류업체 생산기지의 환경이 더 열악해 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상무부 자료에 따르면 최근 미국 소비자들은 다른 아이템을 사는 것 보다 의류를 구입하는데 적은 돈을 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미국인들은 연간 소비 지출에서 고작 3%만을 옷과 신발을 사는데 할당했다. 1970년 7%, 1945년 13%와 비교할 때 크게 줄었다.

WSJ은 미국인들이 의류 소비에 적은 돈을 쓰는 이유로 50년대와 60년대에 급등했던 옷값이 최근 20년간 확연히 떨어진 것을 꼽았다. 자라, H&M 같은 패스트 패션 브랜드들이 저렴하고 트렌드에 강한 옷들을 판매하면서 소비자들도 굳이 비싼 돈을 내고 옷을 살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미국 경제가 활기를 잃고 미국인들의 지갑이 얇아졌지만 패스트 패션 업계는 폭풍성장 중이다.


딘 마키 바클레이스 이코노미스트는 "90년대와 비교해 요즘 옷값은 확실히 저렴해졌다"고 말했다.


1990년 이후 현재까지 미국에서 식품류 가격이 82% 상승한 반면 옷값은 10% 오르는데 그쳤다.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옷값은 오히려 떨어진 셈이다. 물론 최근 면화 가격이 상승하면서 옷값이 상승 압력을 받고 있지만 '저렴이'를 찾는 소비자층이 확고해지면서 의류업체들은 가격을 올리는 대신 생산기지를 동남아로 옮겨 생산단가를 낮추려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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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베트남, 콜롬비아, 방글라데시 등 동남아 국가 노동자들의 임금은 월 40달러 안팎이다. 의류업체들이 가파르게 임금이 인상되고 있는 중국을 벗어나 동남아에 생산 기지를 만드는 이유다.


값 싼 노동력의 장점을 가진 동남아로 패스트 패션 브랜드들이 앞 다퉈 진출하면서 하청업체들은 빠른 시간 안에 제품을 만들어 납품해야 하는 압력을 받는다. 이 과정에서 근로자들의 근무 환경이 더 열악해졌고 이번 방글라데시 의류 공장 붕괴 사고로 이어졌다는게 WSJ의 분석이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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