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감염사료 공급한 사료회사에 제조물 책임 인정”
[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안전성이 의심되는 사료를 공급한 사료회사는 집단폐사의 원인을 달리 밝히지 못하는 이상 농장주에게 제조물 책임에 따라 손해를 물어줄 책임이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민일영 대법관)는 정모(57)씨가 사료회사 K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3일 밝혔다.
대법원은 “K사가 공급한 사료는 공급 당시부터 병원성 세균에 오염되어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고, K사 공급사료는 유통 당시의 기술수준과 경제성에 비춰 사회통념상 기대 가능한 범위 내의 합리적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결함이 있어 제조물 결함으로 입은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정씨는 충주 농장에서 돼지 3000여마리를 사육해 왔다. 정씨가 K사 사료를 먹이기 시작한 지 40여일 가량 지난 2005년 5월 초 돼지 5마리가 폐사했다.
이후 불과 10여일 만에 56마리가 더 폐사했고 국립수의과학검역원 검사 결과 돼지열병 진단이 나오자 정씨는 충주시의 명령에 따라 같은 해 6월 중순까지 키우던 돼지의 반수에 달하는 1500여마리를 살처분했다.
부검 결과 돼지들은 돼지열병만으로 죽진 않았고, 사료에선 급성흉막폐렴균 등이 검출됐다.
정씨는 새로 바꾼 사료를 의심해 K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고, 1심은 K사 책임을 인정해 1억 3000여만원을 배상토록 판결했다.
2심은 그러나 사료에서 발견된 병원균을 집단폐사의 원인으로 단정하기 어렵고 정씨가 돼지열병 백신 접종 권장사항을 따르지 않은 점 등에 비춰 K사 책임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제조물 책임이란 제품의 안정성 결여로 소비자에게 피해가 발생한 경우, 제품 결함만 인정되면 제조사가 배상책임을 지는 것을 말한다. 책임을 피하려면 피해 발생 원인이 달리 존재한다고 제조사가 입증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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