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다운 1초만에'···삼성, 5G 핵심기술 세계 첫 개발

초고주파 대역에서 기가급으로 데이터 송·수신하는 기술 확보...5G 기술 주도권 경쟁 본격화

삼성전자가 5세대(5G) 이동통신 환경에서 데이터를 송·수신할 수 있는 핵심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가운데 삼성전자 수원 디지털시티 DMC연구소에서 연구원들이 5세대(5G) 이동통신 송·수신 기술을 시험 중이다.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삼성전자가 4세대(4G)보다 수백배 빠른 5세대(5G) 이동통신 환경에서 데이터를 송·수신할 수 있는 핵심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5G는 최대 전송속도가 수십 기가비피에스(Gbps)로 초고화질 영화파일을 1초 이내에 전송할 수 있다. 유럽, 중국 정부와 기업들이 대규모 투자를 통해 5G 시장 선점에 나서는 가운데 이번 기술 개발로 삼성전자는 4G에 이어 5G 시장에서도 글로벌 주도권을 확고히 한다는 전략이다.

◆5G 핵심 기술 세계 최초 개발=삼성전자는 28기가헤르츠(㎓)의 초고주파 대역에서 전송속도 1Gbps 이상, 전송거리 최대 2㎞에 이르는 기술을 개발, 시연하는데 성공했다고 12일 밝혔다.

5G는 이동통신용 주파수 자원의 고갈 문제를 해결하고 보다 빠른 속도를 구현하기 위해 현재 이동통신용으로 사용하는 주파수보다 훨씬 높은 대역의 주파수를 사용하게 된다. 이번에 삼성전자는 초고주파(6㎓ 이상)를 활용해 기가급으로 데이터를 송·수신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성공한 것이다. 초고주파 대역에서는 전파손실 문제와 전파의 전달거리가 짧아지는 문제가 발생하는데 삼성전자는 64개의 안테나 소자를 활용한 적응배열 송·수신 기술로 난제를 극복했다.

삼성전자는 2020년 상용화를 목표로 5G 이동통신 핵심 기술들을 본격적으로 연구, 개발할 계획이다.

김창용 삼성전자 DMC연구소장(부사장)은 "적응배열 송·수신 기술 개발에 성공함으로써 초고주파 대역을 활용한 5G 이동통신의 상용화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고 말했다.

◆5G 기술 주도권 경쟁 본격화=이번 기술 개발로 5G 관련 국제표준 작업과 각국 정부, 기업들의 5G 기술 선점 및 주도권 경쟁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중국은 지난 2월 정부 주도로 'IMT-2020(5G) 프로모션그룹'을 결성했고 유럽연합(EU)도 5G 연구에 올 한해 5000만유로(약 72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최대 이동통신사 NTT도코모는 10㎓대 주파수 대역을 활용한 5G 연구 결과를 발표했고 스웨덴 에릭슨, 중국 화웨이 등도 5G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연구 과제의 성과를 제시하고 있다.

연초부터 국제기구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5G 상용화를 위한 주파수 선정 및 표준화 논의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세계 전기통신 업무를 관할하는 국제연합(UN) 산하의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은 1월 각국 대표단과 함께 5G의 비전과 전용 주파수를 논의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영화 다운을 1초만에'···5G 시대 앞당겨지나=삼성전자가 5G 핵심 기술 개발에 성공하면서 3차원(3D) 영화·게임, 울트라 고화질(UHD) 콘텐츠 등을 스마트 기기로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시대도 앞당겨질 전망이다.

5G 이동통신의 최대 전송속도는 수십 Gbps로 웬만한 초고화질 영화파일을 1초 이내에 전송할 수 있다. 초고화질(풀HD)보다 4~8배 선명한 울트라 고화질(UHD) 및 3차원(3D) 등 대용량 콘텐츠도 폭발적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클라우드 컴퓨팅 서버에서 실시간으로 대용량 파일을 가져와 이용하는 환경이 구현되면서 시계형 스마트폰, 스마트 안경 등 입는 스마트 기기들도 폭넓게 상용화될 전망이다.

전경훈 삼성전자 DMC연구소 전무는 "고화질(HD)급 무선 폐쇄회로TV(CCTV)의 활성화를 포함해 사물지능통신(M2M)이 한층 고도화될 것"이라며 "한 사람이 평상시 이용하는 스마트 기기 센서의 수가 수십 개로 늘어나고 몸에 부착할 수 있는 센서도 나오면서 항상 몸 상태를 점검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 건강관리 서비스도 일상으로 들어올 것"으로 전망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