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지방대 수도권 이전, “지방이 죽어간다”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충남 홍성 청운대, 인천캠퍼스 개교한 뒤 홍성 경제 휘청…홍성군, “수도권정비계획법 등 수정 추진”

[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충청권 지방대학의 수도권 이전이 시작되면서 자립도가 떨어지는 시·군에 비상이 걸렸다. 빠져나가는 학생들로 지역경제가 크게 흔들리기 때문이다.

충남지역에선 올해 홍성군의 청운대 인천캠퍼스가 지난 3월 문을 열었다. 모두 10개 학과 학생 1500명이 인천으로 옮겼다. 전체정원의 1/3쯤 빠져 나가 홍성캠퍼스엔 17개 학과 4180명이 남았다.
금산군의 중부대는 내년 개교를 목표로 편제정원의 38.7%에 이르는 규모가 경기 고양으로 옮길 계획이다. 대전에선 침례신학대 등 일부 대학이 수도권 이전을 위한 물밑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유성구 하기동에 자리한 침례신학대는 내년 개교를 목표로 1개 학부(5개 학과)와 1개 대학원이 경기도 동두천시로 옮길 예정이다. 대전시 중구 용두동에 있는 을지대도 2011년 경기도와 대학이전에 대한 협약(MOU)을 맺고 도시관리계획 등 구체적인 계획마련에 나섰다.

지방자치단체 입장에선 수천명의 대학생이 외지로 빠져나가면 그만큼 지역경제가 큰 타격을 입는다. 홍성군엔 청운대와 혜전대가 자리잡아 대학가에서 벌어들이는 수입이 꽤 됐지만 홍성읍 학계리 청운대 인근상가들은 청운대 분교가 옮겨간 뒤 삶의 터전이 위협받고 있다며 아우성이다.
청운대 앞에서 당구장을 운영하는 김경민(55)씨는 “손님이 절반쯤 줄었다. 마지못해 문을 열고 있다”고 말했다. 호프집을 하는 박진욱(48)씨는 “중간고사가 끝나면 학생들이 몰려와야 하는데 지난해와 비교하면 매출이 30~40% 줄었다”고 말했다.

여기에 청운대의 추가이전과 혜전대 이전설도 나돌아 주민들은 군과 군의회에 대학 이전을 막아달라며 호소했다.

남원근 주민대책위원장은 지난주 군의회 의원들을 만나 “청운대의 추가이전 및 혜전대 이전이 우려된다”며 군의회와 군청의 발 빠른 대응을 촉구했다. 혜전대의 인천이전은 사실무근으로 밝혀졌지만 주민들 불안감은 줄지 않았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홍성군은 관내 지방대학의 수도권 이전을 막기 위해 ‘수도권정비계획법’과 ‘주한미군 공여구역 주변지역 등 지원특별법’등 관련법 개정을 추진키로 했다.

수도권정비계획법시행령 제11조는 ‘수도권 과밀억제권역에서도 산업대학, 전문대학 또는 대학원대학 신설은 허가·인가·승인 또는 협의 등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 중 ‘신설’이란 표현이 지방대학 이전을 신설로 유권해석하게 하는 오류를 낳고 있다는 게 홍성군의 주장.

특히 이 법 조항에 따르면 청운대, 혜전대가 더 옮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해당 법에 ‘지방대학은 수도권 내 이전이 불가능하다’는 금지규정이 더 만들어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주한미군이 넘겨주고 간 주변지역 등 지원특별법 제17조는 ‘수도권정비계획법 제8조 규정에 따라 반환공여구역이나 반환공여구역 주변지역에 학교를 옮기거나 늘려짓는 행위를 허가·인가·승인 또는 협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미군 공여구역이나 주변지역은 미군이 머물렀던 곳을 말하며 고양시, 의정부시, 평택시 등 경기도내 20여 시·군이 들어간다.

홍성군은 모든 학교가 옮기거나 늘려 지을 수 있도록 돼있는 이 법조항에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지방대학은 제외한다’는 단서를 달아 고쳐야 한다며 지역출신 국회의원들에게 법을 고쳐주도록 요청했다.



이영철 기자 panpanyz@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尹 "부처님 마음 새기며 국정 최선 다할 것"…조국과 악수(종합2보) 尹 "늘 부처님 마음 새기며 올바른 국정 펼치기 위해 최선 다할 것"(종합) 범죄도시4, 누적 관객 1000만명 돌파

    #국내이슈

  • 여배우 '이것' 안 씌우고 촬영 적발…징역형 선고받은 감독 망명 뉴진스, 日서 아직 데뷔 전인데… 도쿄돔 팬미팅 매진 300만원에 빌릴 거면 7만원 주고 산다…MZ신부들 "비싼 웨딩드레스 그만"

    #해외이슈

  • 햄버거에 비닐장갑…프랜차이즈 업체, 증거 회수한 뒤 ‘모르쇠’ '비계 삼겹살' 논란 커지자…제주도 "흑돼지 명성 되찾겠다" 추경호-박찬대 회동…'화기애애' 분위기 속 '긴장감'도

    #포토PICK

  • "역대 가장 강한 S클래스"…AMG S63E 퍼포먼스 국내 출시 크기부터 색상까지 선택폭 넓힌 신형 디펜더 3년만에 새단장…GV70 부분변경 출시

    #CAR라이프

  • 세계랭킹 2위 매킬로이 "결혼 생활 파탄이 났다" [뉴스속 용어]머스크, 엑스 검열에 대해 '체리 피킹' [뉴스속 용어]교황, '2025년 희년' 공식 선포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