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 코끼리가족 볼 수 있다”던 대전오월드의 거짓말
2011년 폐차 직전 소방차 주고 캄보디아서 들여오려다 실패···태국 등지에서도 3마리 갖고오려다 차질
[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대전오월드(동물원, 이하 오월드)가 오는 5월5일 어린이 날에 코끼리가족을 만나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한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지난 2011년부터 추진한 코끼리 들여오기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코끼리는 1973년 발효된 ‘멸종위기에 처한 동식물 교역에 관한 국제협약(CITE·한국 1993년 가입)’으로 멸종위기 1급이다. 거래가 국제적으로 금지되면서 매매를 통해선 구할 수 없다.
오월드는 2011년 12월 중형 소방펌프차(1997년식) 한 대를 기증하고 캄보디아로부터 코끼리 한 쌍을 받기로 했다. 그러나 소방차가 폐차직전 대전소방본부로부터 넘겨받아 수리한 차로 캄보디아에서 고장을 일으켰다.
소방차는 캄보디아 남부 시아누크빌에서 통관절차를 밟고 프놈펜시로 가던 중 동력전달장치 고장으로 국회 기증식 현장에 도착하지 못해 캄보디아국회에서 코끼리 반출을 반대했다. 국제적 망신만 당한 채 캄보디아의 코끼리 반입은 실패로 끝났다.
그 뒤 오월드는 지난해 4월 말부터 캄보디아 인접국가인 태국, 라오스 등을 대상으로 코끼리 도입을 추진해왔다. 지난해 10월엔 태국에서 수컷 1마리, 암컷 2마리를 동물원에 입식할 계획이었지만 이마저도 무산됐다.
코끼리 반입이 몇년 째 지지부진해지자 대전시의회에서도 문제를 지적했고 지난 2월 열린 시의회 임시회에서 홍인의 대전도시공사 사장은 “어린이날엔 코끼리를 추가적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코끼리 반입 마지노선을 오는 어린이날로 정한 것이다.
하지만 어린이날을 며칠 앞 둔 지금까지 코끼리 반입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홍 사장은 “태국에서 3마리의 코끼리반입을 외교부 등과 협의, 추진했으나 이 나라의 사정상 어린이날 반입은 불가능하다”며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이에 대해 김경훈(민주) 대전시의원은 “시민을 상대로 약속해놓고 거짓말을 한 꼴”이라며 “시민을 우롱한 것으로 상대국 사정으로 핑계를 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대전오월드에는 2002년 개원 때 한 쌍의 코끼리가 있었으나 암·수코끼리가 다툼을 벌여 암코끼리를 경기도의 한 동물원에 입양시켜 지금는 19살 된 ‘삼돌이’만 오월드를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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