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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메신저]멋쟁이의 아이템 '양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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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명견 동덕여대 명예교수

송명견 동덕여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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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말이 패션 아이템으로 뜨고 있다는 사실은 이미 뉴스가 아니다. 세계 유명 도시에는 각양각색의 양말을 파는 가게들이 명소가 되고 있고, 유명 연예인들이 독특한 양말로 시선을 사로잡고 있는 현상도 새삼스러울게 없는 일이다. 유명 스타가 아니어도 패션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양말 몇켤레로 개성을 연출한다. 심지어 넥타이와 정장이라면 질색하면서, 대부분의 사람이 청바지와 티셔츠 차림으로 다니는 실리콘밸리에서 조차 화려하고 개성 있는 양말이 거의 유일한 '실리콘 밸리식 개성 표현 수단'이라고 뉴욕타임스가 전할 정도다.

양말(洋襪)이란 개화기 이후 서양문물이 들어오면서 신기 시작한 '서양의 버선'이다(襪은 버선의 한자말이고, 서양에서 왔기 때문). 1881년 신사유람단의 일원으로 일본에 갔던 서광범이 언더우드의 권유로 처음 양복을 입었다고 전해지지만, 당시 양말까지 갖춰 신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서양복이 들어와 자리를 잡는 과정에서 양복과 구두는 갖췄어도 구두 안에는 버선을 상당기간 신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1910년대부터 양말 광고도 등장하고, 1920년대에는 양말 공장까지 있었으므로 이 무렵에는 일반인들도 양말을 신었던 것으로 보인다.
양말은 그 길이에 따라 크게 두 종류로 구분된다. 나라에 따라 각기 명칭은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길이가 긴 것을 스타킹(Stocking), 짧은 양말을 삭스(Socks)라 한다. 스타킹은 본래 남성의 하의인 호즈(hose)에서 비롯됐다. 14세기부터 15세기에 걸쳐 남자의 상의 길이가 짧아지자 호즈의 길이가 길어졌다. 16세기에는 긴 호즈가 잘라져 두 부분으로 나뉘었다가, 무릎위쪽은 반바지가 되고 아래는 양말이 됐다. 스타킹이라는 말은 16세기 후반 '실크 니트 스타킹'이라는 말과 함께 사용됐다. 프랑스 혁명 이전까지 반바지 아래 신은 남성의 스타킹은 화려하게 발전했다. 붉은색(緋色), 심홍색(深紅色), 자색(紫色) 등의 붉은 계통의 양말과 청색과 녹색 같은 대비색으로 긴 양말에 짧은 양말을 겹쳐 신어 추위와 멋내기를 함께하기도 했다.

1589년 양말편기가 발명될 때까지 서민에게 스타킹은 사치품으로, 한 켤레의 스타킹을 구입하려면 1년 급료의 절반을 지불해야 할 정도였다고도 한다. 양말이 일반화 된 17세기에도 귀족의 스타킹은 실크사에 금사로 수를 놓는 등 역사상 가장 화려하고 아름다웠다.

18세기 후반의 산업혁명과 프랑스 혁명은 삶의 방법과 패션을 변화시켰다. 남성의 바지가 길어지면서 스타킹 대신 짧은 양말(socks)이 대세를 이뤘다. 따라서 남성의 양말은 더 이상 시선을 끌지 않게 된 반면, 20세기 들어 여성의 스커트가 짧아지면서 스타킹은 여성의 전유물이 됐다. 특히 하의 실종이라고 표현 될만큼 짧아진 요즈음의 패션과 함께 양말은 다시 멋내기의 중요 아이템이 됐다. 남성 역시 최근엔 바지가 발목위로 올라가고, 바지통이 좁아져 밑에 신은 삭스가 보이게 되자, 뒤질세라 화려한 양말들이 애용되고 있는 것이다.
수요가 늘면서 양말은 경쟁적인 패션 아이템이 되고 있다. 며칠전 한 대기업이 영세 기업의 양말 디자인을 카피하고, 비싼 가격으로 팔아, 소기업도 울리고 소비자에게도 손해를 끼치고 있다는 보도를 보았다. 다시는 이런 구차한 일 없도록 한눈 팔지말고 바른길 찾아 돈버는 공부 좀 했으면 한다. 지나간 패션 속에 그 답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송명견 동덕여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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