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위크는 패션선진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들이 일년에 두차례씩 개최한다. 뉴욕, 런던, 밀라노, 파리의 패션위크를 4대 패션위크라 하고, 서울 패션위크는 세계 5위라는 당찬 꿈을 가지고 진행되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명분과 목적으로, 여러 나라에서 패션위크가 진행되지만 궁극적인 목표는 패션을 통한 경제 효과의 극대화다. 특히 지구촌이 하나의 시장으로 묶여 있고, 이 기간에 혜성처럼 나타나서 전 세계의 ‘직접구매인’(인터넷 등을 통해 직접 구매하는 해외의 소비자)들의 마음을 뒤흔드는 디자이너도 있기 때문에, 패션위크에서 주목을 받은 디자이너는 상업적인 성공을 거두기도 쉽다. 그러나 이 같은 성공이 아직은 우리가 아닌 다른 나라 이야기라는 안타까움이 있다.
서울시는 이런 상황을 고려하여 뉴욕 패션위크의 창시자로 불리는 펀 말리스(Fern Mallis), 프랑스 프레타 포르테 연합회장 장 피엘 모쇼(Jean Pierre Mocho) 등 세계적인 패션인들을 초청했고, 유럽·아시아 권 15개국의 유명 백화점과 쇼룸 바이어 70여명이 대거 참석한다고 한다. 더 나아가, 이번에 방한하는 세계적인 패션 관계자들이 패션위크 이후에도 국내 디자이너 해외 진출을 위해 지속적으로 관계가 맺어지도록 할 계획이라니 자못 기대된다. 그러나 이 같은 노력 등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국내의 패션산업 성취율이 타 산업에 비해 부진하다는 팍팍함도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임에 틀림없다.
문제는 누가 그 주역이 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불과 몇 년 전만 하여도 우리의 패션이 성공하지 못하는, 이런저런 탓이 많았다. 기회가 없다, 진로가 막혔다, 뒷받침이 없다, 여건탓, 그리고 나라탓도 했다. 그러나 그 탓이 어디에도 통하지 않는다. 전문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고, 우리나라의 위상도 높아졌으며, 세계로의 문은 활짝 열려있고, 뜻있고, 능력 있는 사람을 뒷받침하려는 국가적 배려도 기다리고 있다. 모두 ‘내탓’일 뿐이다. 그동안 우리가 서로 협조적이고 총체적인 노력은 했는지, 특히 패션인들 사이에 분열과 다툼은 없었는지도 머리를 싸매고 고민해야 할 때다. 패션업계는 바짝 긴장해야 한다.
송명견 동덕여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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