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이완구, 두 거물 정치인의 중앙 정치 무대 복귀는 곧 여권의 권력구조 변화로 이어질 전망이다. 이 때문에 새누리당 의원들은 마냥 축하만 할 수 없는 복잡한 심경에 휩싸였다. 일단 부여·청양의 이완구 당선자는 친박(親朴·친박근혜)계로서 자유선진당과의 합당에 의해 무주공산이 된 충청권의 맹주를 자처하며 중앙 정계 입지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충남지사를 거친 이 당선자 스스로도 출마를 선언하면서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끝나지 않겠다"며 야심을 드러냈다.
황우여 대표의 임기는 내년 5월까지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올해 10월 재보선 이후 지도체제가 재편될 수 있다는 '조기 전대론' 얘기가 나온다. 10월 재보선 결과에 따라 현 지도부의 운명이 갈릴 것이란 분석이다. 선거 지역으로 예상되는 10여 곳 중 9곳이 새누리당 지역구다. 자칫 본전도 찾지 못할 경우 과반 의석이 무너질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다.
조기 전대론은 황 대표의 향후 거취와도 맞물려 무게가 실리고 있다. 황 대표의 '최종 목표'로 알려진 국회의장을 19대 국회 하반기에 맡기 위해선 임기를 마냥 채울 수 없는 입장이다. 물론 6선에 도전한 뒤 국회의장에 도전할지 결심은 서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번에 노릴 경우 10월 재보선 결과를 놓고 '아름다운 퇴장'을 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당장 5월에 치러지는 원내대표 선거에 도전하는 최경환·이주영 의원 등의 속내는 복잡해졌다. 비록 김무성·이완구, 두 당선자가 당내 의석의 과반이 넘는 초선 의원들과 스킨십은 부족하더라도 영향력을 발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당내 선거는 확실한 예측이 불가능할 뿐 아니라 지역별 표심이 당락을 좌우할 수 있다. 원내대표 선거가 팽팽한 접전으로 펼쳐질 경우 이들의 영향력은 극대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민우 기자 mwle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