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범 “실수 많았던 과거, 돌아가고 싶진 않아”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유수경 기자]“솜사탕 같은 남자일 줄 알았더니 마초(Macho)다.”


아직 뽀송뽀송함이 가시지 않은 앳된 얼굴과 ‘상남자’의 기운이 절묘하게 어우러졌다. ‘누나들의 로망’이 될 만한 자격이 충분하다. 이 같은 얘기를 건네자, 본인 스스로는 “솜사탕이고 싶다”며 애교 섞인 표정을 짓는다.

요즘 어딜 가나 인기다. 데뷔 이래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대도 과언이 아니다. SBS 수목극 ‘그 겨울, 바람이 분다’ 종영 후 만난 그는 조금 지쳐보였지만 “이렇게 진성이 캐릭터를 떠나보내는 것 같다”며 웃었다. 강인하면서도 솔직하고 긍정적인 남자, 그게 바로 김범이다.


# 매력이자 콤플렉스-“지기 싫어하는 성격”

“많은 분들이 저를 실제로 보시면 TV와 많이 다르다고 해요. 처음 본 사람들은 차갑다는 인상을 많이 받더라고요. 그런데 알고 보면 ‘허당’이고 편하게 다가가는 스타일이예요.(웃음)”


최근 종영한 ‘그 겨울, 바람이 분다’에서 김범은 박진성으로 분했다. 진성은 다혈질에 트러블메이커지만, 웃음이 많고 밝은 캐릭터다. 친형처럼 따르는 오수(조인성 분)나 가족들을 건드리면 가만두지 않는 불같은 성격의 ‘의리남’이기도 하다.


실제로도 김범은 남자들 간의 우애나 우정을 중시하는 편이라고 했다. 극중 진성이와 닮은 부분도, 다른 부분도 있다.


“닮은 부분은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서는 물불 안 가리는 성격 이라는 거죠. 진성이처럼 말이 많지는 않아요. 생각을 많이 하는 게 안 좋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생각들끼리 충돌이 일어나서 (말을) 한번 할 때 깊게 하려고 해요. 직설적 화법을 가지고 있고 호불호가 분명한 편이예요.”


그는 다혈질적 기질이 있지만 현실적 성향이 더욱 강하다고 덧붙였다.


“물불 안 가리지는 않지만 직설적으로 얘기하는 편이라 오해를 사기도 했죠. 결과적으로는 실수를 어릴 때 해 본 것이 저에게 도움이 됐어요. 예전의 과오나 실수를 지울 수 있는 기회를 준다고 해도 과거로 돌아가지는 않을 거 같아요. 생각을 전달하는 방법이나 화법에 대해 많이 배웠거든요.”


김범은 과거에는 콤플렉스가 ‘성격’이었단다. 직설적인 성격 때문에 좋아도 싫은 척, 싫어도 좋은 척을 하지 못했다. 그러나 강인한 성격이 늘 단점으로만 작용한 것은 아니다. 발전에도 큰 힘을 실어줬다.


“지기 싫어하는 성격이 저를 이정도로 만들어 준 게 아닌가 싶어요. 인생에서 한번은 지더라도 두 번은 지지말자는 생각을 하거든요. 계속해서 제 스스로를 괴롭히고 발전시킨 거 같네요. 또 늘 진실하려고 노력하고요.”

[인터뷰] 김범 “실수 많았던 과거, 돌아가고 싶진 않아” 원본보기 아이콘

#노희경 작가와의 작업, 삶의 우선순위가 바뀌다


인기리에 종영한 ‘그 겨울, 바람이 분다’는 노희경 작가의 작품이다. 원작인 일본드라마 ‘사랑따윈 필요없어, 여름’에 노작가 특유의 감성이 덧입혀져 더욱 매력적인 작품이 탄생했다. 김범은 지난해 2월 종영한 JTBC ‘빠담빠담, 그와 그녀의 심장박동소리’에 이어 두 번째로 노작가와 만났다. “‘노라인’이 되는 것 아니냐”고 물었더니 크게 웃는다.


“‘빠담빠담’이 작년 이맘때 끝났는데 촬영 내내 굉장히 행복했어요. 그 전에 일 년 반 정도 쉬고 있었는데 저를 돌아보게 됐거든요. 쉰 기간과 작품이 굉장한 시너지 효과를 냈죠. ‘빠담빠담’을 찍으며 개인적 성향이나 가치관이 많이 바뀌었어요. 작가님이 다음 작품에 불러줘서 너무 감사했죠.”


김범은 ‘빠담빠담’을 통해 살면서 우선순위가 바뀌었다고 했다. 사람과 시간의 소중함을 배웠단다.


“흥행 면에서는 아쉬울 수도 있었는데 촬영했을 때는 우리끼리 너무 좋았어요. 그전까지는 시청률이나 흥행에 신경을 안 쓸 수가 없었거든요. 그런데 ‘빠담빠담’ 작업을 하는 중간에 사람에 대한 소중함을 생각하게 된 거죠.”


지난 3일 방송된 ‘그 겨울, 바람이 분다’ 최종회에서 진성(김범 분)은 김 사장이 가족을 위협하자 자신의 손으로 오수(조인성 분)를 칼로 찔렀다. 그러나 비극적 결말을 예고하던 장면들과 달리 1년 후, 오영은 수술을 받고 시력이 회복돼 오수의 얼굴을 볼 수 있게 됐다. 진성과 희선(정은지 분)도 시골에서 행복하게 사는 모습이 그려졌다. 더할 나위없는 ‘해피엔딩’이다.


원작대로라면 진성은 “내가 생각한 형의 모습이 아니”라며 오수를 칼로 찌르고 배신해야 했다. 하지만 한국적 정서에는 맞지 않기에 노희경 작가가 재해석을 한 것. 훌륭한 작품의 탄생에는 김규태 감독의 공 역시 컸다.


“조명, 연출, 영상미 많은 것을 신경 쓰셨죠. 감정을 잡을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를 주신 것에 감사했어요. 영상미를 챙기느라 감정과 디테일을 놓치고 갈 수도 있는데, 감독님은 그러지 않으셨어요. 촬영 쉬는 날은 편집을 홀로 다 하시고 세심하게 신경을 썼기에 가능했던 일이죠. 그런 감독님과 일하는 게 행복했어요.”

[인터뷰] 김범 “실수 많았던 과거, 돌아가고 싶진 않아” 원본보기 아이콘

# 소중한 인연을 얻다


김범은 노희경 작가 덕분에 너무나 든든한 두 형님도 얻었다. 이번 작품에서는 조인성, 전작에서는 정우성과 인연을 쌓은 것.


“집에서는 장남인데 어릴 때부터 ‘형 만들어줘’ 그런 투정을 했던 것 같아요.(웃음) 정우성 선배는 나이차가 많이 나서 어려워했었고 긴장을 많이 한 상태였는데 처음으로 가장 많이 풀어준 분이었어요. 많이 의지하고 많은 것을 여쭤봤죠. 막연히 동경했는데 인간미에 더욱 반했어요.”


“조인성 선배는 편한 형으로 다가와준 너무 고마운 형이었고, 때로는 감독님에게 얘기하지 못하는 고민조차 얘기를 많이 했었어요. 어릴 때부터 좋아했던 형이라 오수와 진성이라는 관계로 만난 게 더욱 좋았어요. 진성이가 형을 그토록 맹목적으로 좋아하는 것에 대해 이해가 갔죠. 두 좋은 형들을 얻은 게 저에겐 큰 기쁨이에요.”


이번 작품에서 그는 에이핑크 정은지와 멜로 호흡을 맞추기도 했다. 어린 나이답게 풋풋한 매력이 돋보였던 이들은 ‘탄산커플’로 불리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처음에는 걱정도 많았다.


“은지가 캐스팅됐다는 얘기를 듣고 집중도 면에서 힘들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했어요. 그 나이 대(정은지는 1993년생이다)에는 힘든 노작가님의 대본이고, 쉽지 않은 감정이니까요. 그런데 실제로 만나보니 아주 희선이에 잘 어울렸죠. 성실하고 열심히 하고 똑똑하고. 선배가 아니라 친한 오빠로 다가가려 했어요.”


덕분에 인상적인 ‘담요키스’도 탄생했다. 김범의 아이디어가 십분 반영됐지만 경험담은 아니란다.

AD

“키스신이 너무 큰 숙제로 다가왔어요. 집에서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풋풋한 이 커플이 만약 키스신이 길어지면 농익은 커플이 될 것 같더라고요. 옛날 코미디 보면 이불로 덮으면서 끝나는 장면이 있잖아요. 거기서 생각해낸 거죠.”


그는 차기작을 고르지 못했다. 하지만 에너지를 소비했다는 느낌보다는 아직까지 힘이 넘친다. 그가 좋은 작품을 만나길 기다리고 있는 만큼 좀 더 빠른 시간 안에 김범의 모습을 볼 수 있겠다. 다음번엔 어떤 색의 캐릭터를 입고 돌아올지 무척 기대된다.


유수경 기자 uu84@
사진=송재원 기자 sunny@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