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후출원 디자인 이용 부정경쟁행위는 디자인권 남용···개별 도형 상표권이 전체 표장에 대한 위법에 방패 안돼”

[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루이비똥 짝퉁을 만들어 팔다 수차례 민·형사 재판을 받은 사람이 상표 개별 도형들을 디자인으로 등록해 제재를 피해보려 했으나 결국 수포로 돌아갔다.


대법원 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상표법위반, 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57)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1년6월에 집행유예3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서부지법에 돌려보냈다고 18일 밝혔다.

A씨는 2009년 5~10월 짝퉁 가방 600여개, 지갑 80여개를 판매하고, 판매목적으로 가방 880여개, 지갑 170여개를 보관해 프랑스 루이비똥 말레띠에사의 상표권을 침해한 혐의(상표법위반), 짝퉁 제조·판매로 루이비똥의 상품과 혼동하게 하거나 상표의 식별력이나 명성을 손상하는 행위를 한 혐의(부정경쟁방지법위반)로 이듬해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두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해 징역1년6월에 집행유예3년을 선고하고, 압수된 짝퉁 상품을 모두 몰수했다. A씨는 짝퉁 표장에 이용한 도형들이 디자인등록이 되어 있어 불법임을 몰랐던데다 판매장소 및 현저한 가격 차이로 일반 소비자가 혼동할 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하며 항소했다.

A씨는 짝퉁을 만들다 루이비똥 본사로부터 2008년 상표권침해금지 소송을 당하자 부인을 통해 상표를 이루는 개별 도형들을 무심사등록출원으로 디자인등록한 뒤 재차 짝퉁을 만들어 팔다 적발됐다. 해당 상표권 소송도 2009년 A씨 패소가 확정된 데다, A씨는 앞서 벌금 1500만원, 징역8월에 집행유예2년 등 루이비똥 짝퉁을 만들어 팔다 수차례 형사처벌 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루이비똥 상습 위조범의 궁색한 변명
AD
원본보기 아이콘

뒤이은 2심은 “앞선 형사처벌 이후 유사 도형을 상표로 등록한 점, 도형상표를 제품의 출처표시로서 사용하기보다 이를 조합해 마치 루이비똥사 제품인 것처럼 보이도록 사용한 점 등을 종합하면 A씨의 등록 상표 사용은 사용권을 남용하는 것에 해당한다”며 항소를 기각했다.


대법원 역시 “원심의 개별 도형들에 대한 별도 상표권의 존재가 루이비똥 등록상표에 대한 상표권침해 및 부정경쟁행위 성립에 장애가 되지 못한다는 판단은 결론에 있어 정당하다”며 “A씨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다만 “부정경쟁방지법위반 부분의 경우 ‘피해자의 상품과 혼동하게 한 행위’ 또는 ‘등록상표의 식별력이나 명성을 손상하는 행위’로 택일적 공소가 제기되었다고 볼 여지가 있으므로 이 점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고, 상표법위반 죄와 함께 유죄가 인정되더라도 이는 원심이 인정한 실체적 경합이 아닌 상상적 경합의 관계에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며 사건을 원심 재판부로 돌려보냈다.

AD

결국 A씨가 짝퉁을 만들어 판 행위는 하나의 행위로 두 죄를 동시에 성립하게 한 경우라는 것일 뿐 유죄 판단엔 변함이 없는 셈이다.


대법원 관계자는 “나중에 출원된 디자인권이 부정경쟁행위에 이용된 경우 디자인권 남용의 법리를 새롭게 설시하고, 개별 도형에 대한 상표권이 해당 도형들로 구성된 전체 표장 사용의 상표권침해 및 부정경쟁행위 성립을 인정하는 데 장애가 되지 못한다는 법리를 최초로 선언한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정준영 기자 foxfury@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