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정부적 '유통구조개선 TF' 출범
병행수입 활성화 추진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정부가 복잡한 공산품 유통구조를 바로잡기 위해 병행수입 활성화에 나선다. 지난 14일 유통구조개선 태스크포스(TF)를 출범해 이런 방침을 결정한 데 이어 다음 날 물가안정책임관회의를 열고 병행수입 절차 간소화 작업에 들어갔다.

병행수입(Parallel Importation)은 국내 독점 수입업체가 아닌 다른 유통업체를 통해 외국제품을 들여와 국내에 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다른 유통업체는 보통 수출도매상이나 아웃렛(재고 판매 전문점)을 말한다.


17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현재 국내외 병행수입 시장은 해외 유명브랜드 제품을 중심으로 총 1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소비자들이 해외 인터넷몰을 통해 직접 구매하는 '직구'를 포함하면 1조5000억원 규모다.

현재 병행수입되는 품목은 모두 3300여개로 주로 의류와 명품가방, 화장품 등 국내외 가격차가 큰 제품들이다. 그만큼 병행수입을 통해 외국제품을 보다 저렴하게 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일례로 독점 수입업체가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리바이스 501 청바지' 16만8000원이다. 그러나 병행수입 업체를 통해 들여온 청바지는 같은 제품일지라도 6만9900원에 살 수 있다. 에스티로더의 갈색병 에센스 한 병(50㎖)의 국내 시판 가격은 15만5000원이지만 현지 수출도매상(홀세일러)을 통해 수입된 제품은 13만원이면 구매가 가능하다. 보통 15%에서 최대 60%까지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1990년대 전까지만 해도 정부는 독점 수입권을 가진 회사들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병행수입을 금지했다. 하지만 1990대 초 수입개방 확대 정책에도 수입품 가격이 떨어지지 않자 1995년 11월부터 병행수입을 허용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정부가 이제는 병행수입 활성화에 나섰다. 정부는 해외물품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통로가 활성화 되면 유통채널 간 경쟁을 촉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공산품 전체 물가를 낮추는 데 병행수입을 활용하겠다는 셈법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병행수입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지원정책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병행수입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 적법한 통관절차를 거친 병행수입품에 QR코드를 부착하는 통관인증제를 도입했다. 소위 '짝퉁' 제품이 병행수입품으로 속여 판매되는 것을 막기위해 정부가 직접 품질 보증에 나선 것.


또 정부는 병행수입업체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지난 15일부터 통관부담금을 종전 과세 가격의 150%에서 120%로 하향 조정했다.


이 밖에 통관 절차를 간소화하기 위해 통관심사기간을 현행 15일에서 7일로 단축하고 통관 인증기준을 완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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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A/S문제, '짝퉁' 인식 해소 등 넘어야 할 벽도 있다. 현재 대형수입업체가 아닌 이상 A/S는 받기 어렵다. 물건에 하자가 있어도 환불·수선이 여의치 않다는 것이다.


병행수입을 짝퉁으로 인식하는 사람도 여전히 많다. 한국소비생활연구원이 성인남녀 6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7%는 현재 시장에 위조상품이 많이 유통되고 있다고 답했다. 무역관련지식재산권보호협회(TIPA)는 병행수입품을 짝퉁이 아니라고 인식하는 사람은 39%에 불과하다는 설문조사를 내놓기도 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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