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규 문제를 완화시키는 방편으로 지정된 궤도만을 자동 주행하는 개인용 급행 운송차(PRT) 또는 팟카(Podcar)와 같은 좀 더 안전한 무인 차량에 대한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PRT에 폭발 물질을 의도적으로 넣어서 도심을 무인 주행할 경우 엄청난 테러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폭발 물질을 자동으로 감지하는 기술 개발이 병행되고 있다고 한다. 어느 방식이든 해결해야 할 문제가 쉽지는 않은 것 같다. 어찌됐건 무인 자동차 기술이 이런 논의가 될 만큼 현저히 발전했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으리라 본다.
무인 자동차로 두각을 나타내기 이전부터 스런 교수는 로봇 개발자로 유명했다. 1997년 스런 박사는 독일의 버가드(W. Burgard) 교수와 함께 세계 최초로 박물관 관람 도우미 로봇을 만들었다. 그때부터 개발된 고난도의 로봇 기술들이 사실은 무인 자동차의 핵심이 되는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버가드 교수가 몇 해 전 한국에 왔을 때 세계적인 연구 결과를 내게 되는 비밀에 대해서 질문 한적이 있다. 그의 대답은 단순했다. 수학의 기초가 탄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와 스런 교수는 '확률론적인 로봇'이라는 책을 2005년에 출판했는데, 이 책은 확률론과 로봇 공학의 융합에 대한 바이블이라고 할 수 있다. 확률론적 로봇은 현재 로봇 공학에서 가장 유망한 분야로 자리 잡았다. 로봇에 있어서 수학의 중요성을 되돌아보게 하는 대목이다.
스런 교수가 최근 STEM(과학, 기술, 공학, 수학의 영어 첫 글자) 교육을 활성화하기 위해 유더시티(Udaciy)라는 온라인 교육 기관을 야심차게 설립한 것은 눈여겨볼 만하다. 우리나라도 기술 교육에만 집중된 로봇 교육에 덧붙여 수학을 비롯한 기초 학문의 융합 교육에 더욱 비중을 둔다면 스런 교수와 같이 젊은 나이에 세계를 이끄는 유수한 인재들이 발굴될 수 있으리라 기대해 본다.
명현 카이스트 건설 및 환경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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