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블로그]경제민주화는 돈의 경고
[아시아경제 조영신 기자]
'돈'은 참으로 묘한 놈이다.없으면 가지고 싶고, 있어도 더 가지고 싶은 그 끝이 안보이는 욕망의 옷을 입고 있다.
돈이라는 놈은 자신을 구속하는 모든 억압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속성도 가지고 있다.
돈은 자신을 속박하거나 탄압하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 그 굴레에서 벗어난다. 자신을 억압한 법과 제도를 무력화시키기도 하고, 법과 제도를 자신에게 유리하게 바꾸기도 한다. 경우에 따라선 아픈 척 꾀병을 부리며 법 테두리를 멤돌기도 한다.
억압이 풀리면 돈은 한층 더 진화해 속에 품고 있던 시커먼 야망을 드러낸다. 한 지역의 경제를 넘어 한 국가의 경제를 탐하고 종국에는 세계경제까지 군림하려 한다. 탐욕이라는 진한 향에 빠진 돈은 전 세계 어디든 달려가 몸집을 키우고 그 곳에서 영향력을 행사한다.
돈의 파급력은 엄청나다. 국가경제 특히 경제가 취약한 국가는 돈의 위력 앞에 쉽게 무릎을 꿇고 만다. 경제가 튼튼한 국가도 돈이 괴력을 발휘하면 시름시름 앓다 그만 건강을 잃기도 한다.
돈이라는 놈은 영악하기까지 해 정치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발생하면 스스로 정치의 노리개가 되기를 자청하기도 한다. 목적 달성을 위해 순간의 모멸감 정도는 얼마든지 참고, 견딜 수 있는 철갑을 두르고 있다. 목적을 달성할 확률은 실패할 확률보다 훨씬 높다.
목적이 달성되면 상황은 급변한다. 노리개 신분에서 정치를 지배하는 신분으로 급상승, 권력을 휘두르게 된다. 돈과 정치가 만나면 그 힘은 무소불위(無所不爲)가 된다.
돈은 전쟁도 불사한다. 전쟁은 세력을 키울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이다.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돈은 없어서는 안되는 최고 무기다. 승자와 패자 사이엔 반드시 돈이 오고 가기 마련이다. 패자는 노예문서에 서명을 한 후 돈의 노예가 되기도 한다. 백기를 든 이상 착취는 정해진 수순이다.
이렇게 영악하고 발빠른 돈이라는 놈은 국적과 이념에는 별 관심이 없다. 자본주의든 사회주의든 자신을 속박하지 않으면 개의치 않는다.
자신의 세력을 키우고 확대할 수 있는 곳이라면 국적과 이념 따윈 헌신짝 버리듯 내팽개칠 수 있다. 물론 세를 불리고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기본 전제가 깔려야 한다.
세력이 커진 돈은 대물림을 통해 그 세를 더욱 확장한다. 모든 돈이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거의 대부분 대물림이라는 전철을 밟는다.
통상 대물림은 주식이라는 매개물을 통해 이뤄진다. 부동산 역시 대물림의 한 방법이다.
요즘은 4계절 내내 돈다발이 주렁주렁 열리는 돈나무가 대물림 방법으로 이용되고 있다. 여러 곳에서 고단백 영양분을 주기 때문에 돈나무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성장한다.
하지만 대물림과정에서 불만이 생기면 추악한 싸움이 시작된다. 형도, 누나도, 동생도, 자식도 필요없다. 돈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한동안 무시했던 법을 찾아 그 속에 몸을 감춘다. 돈의 기본 속성이다.
돈이라는 놈은 자본과 너무 닮았다. 자본의 자화상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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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민주화는 자본이 지나치게 편중됐음을 알려주는 일종의 사회적 경고다. 자본이 경제를 지배하고, 경제가 다시 정치를 통치하는 금권(金權)의 위험을 경계하는 시그널이다.
사회적 경고가 단지 경고에 그칠 수 있도록 자본 스스로 변화하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줘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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