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현재 중국의 영화 수준은 어디정도일까. 대만출신의 영화 감독 이안(李安)이 ‘라이프 오프 파이’를 통해 아카데미상 감독상을 수상한 이후 중국 영화 수준은 어디까지 왔는지에 대한 질문들이 중국내에서 숱하게 제기됐다.


중국 영화계는 지난해 아카데미 상에서 외국어을 기대하기도 했다. 중국의 거장 장예모(張藝謀) 감독이 5년간의 시간을 들여 만든 '진링의 13소녀(Flowers of War)'의 수상 가능성을 높게 봤기 때문이다. 1937년 남경대학살을 다룬데다, 아카데미상을 수상했던 배우 크리스찬 베일이 출연한 영화라면 수상 명단에 오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였다. 하지만 이런 기대는 외국어영화상에 노미네이트 되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이후 여러편이 제작됐지만 세계를 놀래킬만한 중국 영화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미국의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 온라인판은 최근 중국 영화 산업의 규모에 비해 질이 따라주지 않고 있다며 그 원인과 해결 노력 등을 소개했다.


중국 영화 산업의 빛과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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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미국 영화업계는 영화관에서 벌어들인 금액이 108억달러에 이르렀다. 해외에서 상영된 영화의 수익을 합할 경우에는 231억달러를 기록해, 전년(224억달러)에 비해 3% 가량 성장했다. 전 세계적인 경제 위기에도 불구하고 매출액이 늘어날 수 있었던 데에는 아이맥스 영화 및 3D 영화의 보급이 큰 역할 했지만 이보다는 중국에서의 흥행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중국의 영화시장은 이미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규모로 성장해, 지난해 극장 매출액은 27억달러로 성장했다. 이는 전년에 비해 무려 30.2% 늘어난 수준이다. 중국에서 영화 산업은 황금알을 낳는 사업이 되고 있다. 매일 새로 들어서는 상영관이 9개일 정도로 중국의 영화산업은 전례 없는 성장세를 맞고 있지만 성장세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2002년만 해도 중국내 영화관은 1300여개 였던 상영관은 1만3000여개 수준으로 늘어났다. 현재 중국 영화산업의 성장세라면 2020년이면 미국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들이 나오고 있다. 중국에서 영화를 보는 것이 여가를 즐기는 좋은 방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극장들이 거두는 수입이 폭발적인 늘어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영화산업은 세계적인 수준에 뒤처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 정부는 자국의 영화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들을 취하고 있다. 일례로 국가광파전영전시총국(SARFT)은 연간 중국내에서 상영되는 해외작품의 편수를 제한할 뿐 아니라 자국 영화를 상영할 경우에는 금전적인 지원을 해주고 있다.


이와같은 영화산업 보호조치에도 불구하고 해외에서 수입된 영화들이 차지하는 전체 매출액 규모는 49.5%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에서 상영된 미국영화 타이타직3D와 미션 임파서블-고스트 프토토콜 2편이 거둔 매출액이 중국에서 만든 영화가운데 흥행에 성공한 영화 1위부터 7위까지의 작품들이 벌어들인 매출액에 육박했다. 지난해 중국에서 개봉된 영화 편수가 20편인데 반해 중국 자체 영화는 303편이었음에도 매출액이 비슷한 수준이라는 사실은 중국내 외국 영화가 얼마나 인기가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셈이다.


중국인들이 자국 영화보다 해외 영화를 더욱 좋아하는 이런 현상의 원인에는 SARFT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SARFT는 중국 극장내 영화 상영 여부를 허가하는 기능을 가진 사실상의 검열기구다. SARFT는 2009년 폭력, 음란 물, 인종 차별, 사회적 불안정성을 해칠 수 작품 등 31개 범주의 콘텐트에 대한 검열 기준을 내놓았다. 이 때문에 상당수 영화 및 TV드라마가 SARFT의 검열을 넘어서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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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공식적인 검열 기준 외에도 비공식적인 검열이 영화산업의 발전을 가로막는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영화감독이자 베이징전영학원의 교수인 셰페이(謝飛)는 SARFT의 검열권을 폐지하는 대신 미국과 같은 상영등급제를 실시하자고 주장하기도 했다. 시아 교수는 “지난 수년간 SARFT에서 영화를 검열하면서 수많은 불문법들이 생겨났다”며 “여기에는 ‘현대물의 경우 유령이 나와서는 안된다’, ‘혼외정사는 용납되지 않는다’, ‘특정 정치적 사건 등이 거론되어서는 안된다’ 는 등의 내용들이 있다”고 공개서한을 통해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영화 산업 육성방안은 창작의 자유를 보장함으로써 질을 향상시키는 방법과는 거리가 멀다. 그보다는 해외의 우수한 영화 제작사 등과 제휴를 통해 자체 영화 제작 역량을 높이기를 희망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영화업계의 대부로 통하는 한산핑 감독은 “해외 영화제작사의 기술과 경험, 투자, 배우 등을 끌어들여와 이들과 협업을 통해 수준이 높은 작품을 만들고, 이 과정에서 이들로부터 노하우를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중국의 일부 영화사들의 경우 드림웍스 및 월트디즈니 등 헐리우드 제작사들과의 영화 공동 제작 제휴 협정을 체결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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