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금융당국이 상호금융에 대한 리스크 관리 강화에 나서면서 시중자금이 갈 곳을 잃고 있다. 상호금융은 은행에서 빠져나온 돈의 대안처로 여겨져 왔지만, 건전성 압박에 따른 금리인하로 그 매력을 잃게 됐다.


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은행 예금 잔액은 946조3531억원으로 올 들어 3조8425억원이 감소했다. 단순 계산으로 20거래일 동안 매일 2000억원 가까이 빠져나간 셈이다.

은행에 맡기는 돈이 줄고 있는 이유는 저금리 기조와 세법개정에 따른 자금이동 때문이다. 특히 비과세 혜택과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상호금융에 돈이 몰리고 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국내 상호금융의 총 수신은 378조1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3조9000억원이나 증가했다. 금융당국이 상호금융에 대한 리스크관리 강화 방침을 내세운 것도 이 때문이다. 주무부처가 흩어져있어 일괄 감독이 어려운데다가 수신고가 갑작스레 불면 고위험여신이나 주식시장 투자가 늘어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 같은 금융당국의 방침에 따라 향후 상호금융의 금리는 일제히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수신고를 적정수준으로 끌어내리기 위해 일부 조합에 대해서는 금리인하를 유도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상호금융중앙회는 이미 일제히 예탁금 금리를 낮췄다. 단위조합에서 중앙회에 맡기는 1년 예탁금 금리에 대해 신용협동조합중앙회는 3.35%에서 3.30%로, 농협중앙회는 3.35%에서 3.25%로 내렸다. 새마을금고중앙회 역시 조만간 낮출 계획이며, 당국의 지도방침에 따라 각 중앙회의 예탁금 금리는 추가 인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상호금융 관계자는 "각 조합들도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 어려울 뿐 아니라, 중앙회로부터 담보 받던 예탁금 금리도 하향추세에 있다"면서 "무리하게 수신을 늘려 건전성을 악화시키는 것 보다는 덜어낼 부분은 덜어내야 하므로 수신금리 인하가 불가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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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예금금리의 두 배를 웃돌며 '고금리'의 상징으로 통하던 저축은행 역시 금리 2% 시대에 접어들며 힘을 잃고 있다. 저축은행 금리는 2011년 5월 처음 4%대로 떨어진 이후 2년째 하락세다. 현재 저축은행 평균 정기예금 금리는 연 3.38%지만 예한별(2.90%), 예한솔(2.90%) 등 일부 가교저축은행을 중심으로 2%대 금리를 주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시중 자금이 대기성 자금으로 이동하고 있는 추세"라면서 "마땅한 대안이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조만간 은행 정기예금으로 다시 돌아올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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