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시동을 켰지만 실내는 고요하다. 액셀레이터를 밟자 부드러우면서도 빠르게 치고 나간다. 100km 이상의 고속에서도 풍절음과 엔진음은 적다. "역시 패밀리세단의 교과서"라는 감탄이 나오는 대목이다.
과거 수입 중형차 시장의 '제왕' 혼다 어코드가 9세대로 돌아왔다. 혼다의 대표 모델이자, 넓은 공간과 디자인, 안정감 있는 주행환경을 으뜸으로 인정받으며 '패밀리 세단'으로 자리매김한 모델이다.
기존 모델보다 차체는 줄었지만 실내공간은 오히려 넓어진 느낌이다. 깔끔해진 센터페시아 덕이 크다. 섹션별로 나눠진 버튼은 전 세대에서 지적받은 복잡성을 깔끔하게 정리해, 조작이 쉽게끔 한 눈에 들어온다. 상하 구조로 세팅된 2개의 터치 스크린은 내비게이션과 오디오를 따로 컨트롤 할 수 있게 했다. 내비게이션 화면이 지나치게 깊숙이 들어가 있다는 느낌은 다소 아쉽다.
시동을 걸고 액셀레이터를 밟자 부드럽게 차량이 앞으로 나간다. 오히려 브레이크의 빠른 응답성과 액셀레이터의 부드러움에 익숙해지기까지 시간이 필요하겠단 생각이 들 정도로, 빠르고 부드럽다.
정속성은 럭셔리 세단 못지 않다. 혼다가 자랑하는 ANC 등 소음제거 기술이 중형 세단의 격을 높였다. 하이브리드 차량인지 가솔린 차량인지 구분을 못하겠다는 소리가 농담만은 아니었다.
다만 고속상태가 아님에도 코너링을 잡아주는 힘은 다소 부족해 아쉬움이 남는다. 가속이 붙은 상태에서 차선변경을 하거나 코너를 돌때 다른 차량에 비해 상대적으로 차체가 흔들리고 안정적이지 못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신형 어코드에는 카메라가 하나 더 달려 있다. 우측 사이드 미러 아래에 있는 이 카메라는 우측으로 차선을 변경하기 위해 방향지시등(깜빡이)을 켜면 사각지대를 비춰준다. 혼다의 신기술인 레인 와치 시스템이다. 초보 운전자나 상대적으로 공간지각능력이 부족한 여성 운전자에게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신형어코드의 판매가격은 2.4EX모델은 3250만원, 2.4EX-L모델은 3490만원, 3.5EX-L모델은 4190만원이다.
조슬기나 기자 se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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