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장자연 편지' 위조 판결

[아시아경제 박나영 기자]성 접대 내용이 담긴 '고(故) 장자연 편지'를 위조한 혐의로 기소된 30대에게 법원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광주지법 형사4단독(정한근 판사)는 30일 장자연 편지를 위조해 법원에 증거로 제출한 혐의(증거위조)로 기소된 전모(33)씨에 대해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보호관찰, 사회봉사 120시간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전씨의 범죄는 모해를 위한 증거위조로 죄질이 나쁘다"며 "전씨가 범죄를 부인하고 있어 선처하기 어려운 면이 있지만 (다른 강력범죄로) 오랜 기간 복역한 점, 사건 관계자의 처벌 수위 등을 고려해 집행유예를 선고한다"고 판시했다.

전씨는 2010년 2월과 10월 "소속사 대표로부터 성접대를 강요받았다"는 내용으로 고(故) 장자연씨 명의의 편지 271장을 소속사 대표가 재판받는 수원지법 성남지원에 제출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검찰은 필적감정 결과 편지 글씨와 장씨의 필적이 다르고 오히려 전씨가 작성한 진정서, 탄원서의 '거짖', '왜로움', '문론(물론)' 등 잘못된 맞춤법이 편지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된 점으로 미뤄 전씨가 교도소에서 편지를 위조한 것으로 판단했다.

2008년 8월에 작성된 편지에는 두 달 뒤 숨진 고 최진실씨의 사망 내용이 언급돼 있었으며, 어느 우체국인지 알 수 없도록 같은 소인을 여러번 복사해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편지에서 장씨의 지문이나 여성의 DNA도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

검찰은 또 전씨가 2003년 2월부터 석 달을 빼고는 1999년 9월부터 지금까지 수감 중이고 성장과정, 주소 등을 비교해도 장씨와 안면이 있을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밝혔다.

박나영 기자 bohe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