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 중국의 복권 열풍이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수준까지 과열되고 있다. 복권 중독으로 가산을 탕진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등 사회적 문제로 비화된 가운데 중앙정부가 사행성 복권 사업의 부작용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고 22일(현지시간) 영국 경제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초대 국가주석 마오쩌둥 집권기부터 모든 도박행위를 사회악으로 간주하고 법으로 금지해 왔다. 그러나 시장경제가 도입된 이후인 1987년 정부는 사회복지재원 확충을 위해 국가의 복권사업을 합법화했다.

이후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중국의 복권사업 규모는 비약적으로 커졌다. 연간 매출이 1만5000배 가까이 늘어나는 등 세계 최대 규모 복권 붐이었다. 2012년 복권 판매액은 약 400억달러 규모로 전년대비 20% 가까이 증가했으며 500억달러인 미국에 이어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 추세대로라면 중국은 2020년 전에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복권시장 국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사범대학의 청하이핑 교수는 “경제발전으로 중국 국민들의 생활수준이 향상됨에 따라 중국인들은 더욱 많은 재미와 경험을 원하고 있으며, 사행성 오락에 대한 수요도 이같은 욕구의 일부”라고 분석했다. 도박이 금지된 중국에서 중국인들의 투기심이 복권을 통해 분출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부동산 가격이 급등한 가운데 중국의 많은 저소득계층은 일해서 버는 수입으로는 집조차 살 수 없게 되면서 복권 당첨같은 일확천금의 기회를 바라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통 국가가 복권사업을 하는 명분은 수익금을 통해 사회복지 비용을 충당하겠다는 것이지만, 역설적이게도 그 해당자인 저소득층들이 복권을 가장 많이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 중국의 복권열풍은 그만큼 중국 사회의 빈부 격차가 심각해지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지난해 6월 베이징에서 중국 복권 사상 최고액인 5억7000만위안(당시 약 1044억원)에 당첨된 사례가 나온 것은 복권 열기를 더욱 부채질했다.


과도한 복권열기의 부작용은 여기저기서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여름 지난성에서는 한 남성이 복권에 빠져 집과 차를 판 것도 모자라 8개 은행에서 24만위안(4100만원)을 대출하다 붙잡힌 일이 있었다. 이와 유사한 사건들이 최근 몇 년간 중국 언론 보도에서 부쩍 늘었다. 베이징사범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중국에서 정기적으로 복권을 사는 사람의 수는 약 2억명이며, 이중 700만명은 중독 수준으로 문제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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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중국에는 복지복권과 스포츠복권의 두 종류가 판매되고 있다. 복권판매액은 전체 정부 세입의 1% 미만 정도이지만 정부는 수익금의 대부분을 사회보장비용에 충당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비판론자들은 복권판매 수익금이 제대로 쓰이고 있느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기금이 어떻게 쓰여지는지 완전히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중앙정부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34개 행정구역 지방정부중 2011년 복권 수입의 사용내역을 공개한 곳은 9곳에 불과하다. 저명한 경제학자인 랑셴핑은 지난해 광둥성의 지역TV방송에 출연해 “복권 수입이 어디로 갔으며 어떻게 쓰였는지 누구도 모른다”면서 복권을 구입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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