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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은 스캔들을 좋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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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살 연하 부인에 주식증여·창업주 불륜설에 주가 급등

[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창업주가 장성한 아들을 제치고 35살 연하의 부인에게 지분을 증여한 영풍제지가 17일 52주 신고가 기록을 깼다. 평소 거래가 워낙 부진해 관리종목에 처할 위기에 놓였던 주식이 TV 드라마에서나 나올 듯한 이야기에 갑작스레 인기 주식이 됐다.

이무진 영풍제지 회장은 지난 3일 노미정 부회장에게 보유주식 113만8452주(51.28%)를 전량 증여했다. 이에 따라 노 부회장은 기존 지분 4.36%를 합쳐 55.64%의 지분율로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1969년생으로 올해 44세인 노 부회장은 지난 2008년 이 회장과 결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의 증여가 화제가 된 것은 이 회장에게 장성한 아들이 둘이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장남인 이택섭 전 사장은 이 회장을 대신해 2002년부터 2009년까지 대표이사로 회사를 경영하기까지 했다. 나이도 노 부회장보다 아홉살 위다.

드라마 같은 이야기에 투자자들은 열광했다. 지난 3일 1420주에 불과했던 영풍제지 거래량은 4일 4만주를 넘었다. 이후에도 꾸준히 몇만주대 거래량을 유지하면서 주가도 꾸준히 올랐다. 잊혀진 주식이 경영진 일가의 스캔들(?)에 인기 주식으로 탈바꿈한 셈이다. 지난해 3분기까지 영업이익이 103억원이나 된다는 알토란 같은 실적도 뒤늦게 조명받았다. 영풍제지의 17일 종가기준 시가총액은 422억원에 불과하다.

지난해 10월에는 코스닥의 중견기업 O사의 창업주가 간통혐의로 경찰조사를 받아 화제가 됐다. 한해 매출만 1000억원을 넘는 알짜기업의 오너의 자극적인 불륜 소식은 단연 증권가의 화제였다. 회사 경영이 어려워지지 않겠냐는 우려가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증시 반응은 정반대였다. O사 주가는 계속 오르면서 신고가 기록을 새로 썼다. 창업주가 회사를 인수합병(M&A) 매물로 내놓을 것이란 출처없는 소문이 주가를 끌어올렸다. 때 마침 나온 3분기 실적이 전년동기보다 2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오자 보기 드문 우량주 매물이란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전필수 기자 phil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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