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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수산부 유치전 가열되면서 인천은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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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판단 아니라 공론화 과정 거쳐야

[아시아경제 김영빈 기자]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가 공약한 해양수산부 부활을 둘러싸고 지역 간 유치 경쟁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인천시의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최근 “인수위에서 전남 유치를 공론화하겠다”는 국민대통합위원회 김경재 부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부산이 거세게 반발하면서 빚어진 해수부 유치 논란을 바라보는 인천시의 입장은 착잡하다는 말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익명을 요구한 시 고위 공무원은 4일 “차기 정부에 반영할 우리 시의 주요 현안으로 인천항 경쟁력 강화를 제시하고 해수부 부활시 대 중국 및 환황해권 중심인 인천의 유치 당위성을 부각시키다는 전략이지만?적극 추진하기는 어려운 점이 많다”고 말했다.

잘못 나섰다가는 자칫 새 정부에 미운 털이 박힐 수 있다는 고민이다.

이 관계자는 “호남 유치를 추진하겠다는 김경재 부위원장처럼 해수부 인천 유치를 앞장서 주장할 인물이 지역에 없다”는 탄식도 내뱉었다.
이처럼 인천시 내부에서는 부활이 기정사실화된 해수부 유치전에 인천이 끼지도 못한다는 자괴감이 감도는 반면 일각에서는 영·호남 경쟁이 가열되면 오히려 인천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시의 또 다른 관계자는 “영·호남 유치전이 치열해지면 대통령 당선자가 강조하는 국민대통합에 차질이 빚어지고 이에 따라 제3의 입지로 인천이 떠오를 수 있다”며 “국토해양부의 해양 분야와 농림수산식품부의 수산 분야를 떼어내 해양수산부를 신설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해당 공무원들이 부산이나 전남보다는 수도권인 인천에 청사를 두기를 원할 것”이라는 현실론을 폈다.

시는 해양수산부 유치에 적극 나서고 싶지만 지역 이기주의로 비쳐지거나 새 정부에 찍힐(?) 가능성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난처한 입장이다.

3일 ‘신설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 안 된다’는 성명을 낸 민주통합당 인천시당도 인천 유치를 적극 주장하지 못했다.

민주통합당 시당은 성명에서 “차기 정부가 해수부 부활 이후 우선 세종시에 입주하도록 한 뒤 부산 북항 재개발지역에 새 청사를 지어 2~3년 후 옮긴다는 구체적 부산이전 계획까지 흘러나오고 있다”며 “해수부 부활은 환영하지만 부산 이전은 인천항의 홀대로 이어질 것”이라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하지만 “차기 정부가 해수부 부산 이전을 구체화할 경우 인천지역사회의 거센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하는 것으로 에둘러 인천 유치 희망을 표현했을 뿐이다.

시당은 부산이전 반대 논리로 해수부만 동떨어져 있으면 타 부처와의 업무협력이 약화되는 등 효율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점을 강조해 오히려 인천 유치의 명분을 약화시켰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해수부 부활과 청사 입지를 둘러싼 논란은 갈수록 증폭되는 양상이다.

박 당선인의 정부개혁안을 총괄했던 인천대 옥동석 교수는 3일 “세계 어떤 나라도 정부 특정 부처를 별도로 분리해 특정 지역에 본부를 둔 사례가 없다”며 “해수부 유치전이 지역 나눠주기 식으로 변질되면 부처 기능 부활이라는 본래 취지가 퇴색될 수 있는 만큼 인수위가 공식 출범하면 원점에서 다시 논의해야 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이날 부산지역 시민단체인 해수부부활국민운동본부도 성명을 내고 “해수부로 업무를 이양할 부처들이 기득권을 지키려는 행위는 용납할 수 없는 국민 배신행위로 각종 방해공작을 즉각 중지하라”고 촉구했다.

해수부 유치전이 국민대통합을 저해할 것이라는 우려 속에 해수부 청사 입지는 정치적 판단에 따라 결정할 것이 아니라 국민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공론화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김영빈 기자 jalbin2@




김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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