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고위관계자 2일 기자들과 만나 "북한, 자기네 조건 안들어 준다고 저항하면서 천안함-연평도 사건 일어나"
익명을 요구한 외교안보 분야 정부 고위 관계자는 2일 기자들과 만나 이명박 정부 재임 기간의 남북 관계 및 북한 동향을 설명하면서 이같이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과거 우리가 북한이 요구하는 조건에 맞춰주지 않아서 천안함 폭침ㆍ연평도 포격 사건이 일어났을 수도 있다"며 "자기네 조건을 안 들어 준다고 북한식으로 저항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현 정부도 임기 내내 전임 정부와 같이 북한 쪽과 여러 채널의 대화를 통해서 관계의 개선을 꾀했다. 그러나 북한은 '만남' 그 자체를 조건으로 쌀ㆍ비료 등 물질적인 지원을 요구하는 반면 현 정부는 전과 달리 비핵화 실천 등 북한의 근본적인 태도 변화를 요구하는 등 서로 남북 대화를 보는 '관점' 자체가 달라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는 것이다.
특히 물질적 지원을 해줬던 전임 정부와 달리 현 정부는 상호주의에 입각해 인도주의적 지원 외에 북한에 대한 물질적 지원을 최대한 억제하는 등 대북 정책에 변화가 생겼다. 이에 북한이 저항을 하는 과정에서 여러가지 일들이 일어났다. 천안함 폭침ㆍ연평도 포격 사건도 그런 맥락에서 발생했다는 게 이 관계자의 분석이다.
이 관계자는 또 천안함 폭침 사건이 이후 남북 관계를 경색시키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고 회고했다. 그는 "천안함ㆍ연평도 사건에 이어 '김정은 체제' 수립 이후 남북관계는 정상회담이나 대화를 논의할 상황이 아니었으며 천안함ㆍ연평도 사건에 대한 해법 마련이 가장 중요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향후 남북관계 전망에 대해선 김정은의 최근 육성 신년사 내용보다 유엔 제재에 대한 북한 측의 대응 방식을 더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이 한국을 비롯해 일본, 중국, 미국 등 새 정부와의 첫 단추를 어떻게 꿸지는 신년사만 보고 판단할 수 없다"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해 어떤 대응을 할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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