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네기 멜론 대학이 개발한 뱀 로봇 '엉클샘'이 나무를 기어오르고 있다.

▲ 카네기 멜론 대학이 개발한 뱀 로봇 '엉클샘'이 나무를 기어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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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충훈 기자]전근대적인 설화나 시장 입구의 건강원에서만 뱀을 만나볼 수 있는 게 아니다. 복잡한 전선과 계측장비가 가득한 공학연구실에서 뱀에 대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2013년 뱀띠 해를 맞아 세계의 첨단 뱀 로봇을 소개한다.


이스라엘 방위군은 지난 2009년 로봇뱀 스파이카메라를 개발해 공개했다. 총 길이 60㎝의 이 로봇은 뱀처럼 기어서 좁은 통로나 숲길에서 자유자재로 이동할 수 있다. 뱀머리에 해당하는 부분에는 고성능 카메라가 붙어 있어 적군의 동태를 염탐하는데 사용가능하다. 몸의 절반을 코브라처럼 꼿꼿하게 세울 수도 있다. 이 로봇뱀이 위협적인 이유는 정찰용 목적으로 사용될 뿐만 아니라 폭탄을 탑재해 적의 기지에서 폭파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2010년 공개된 카네기멜론대학의 뱀로봇 모듈은 나무를 휘감아 오르기, 돌담 넘기 등 뱀의 모든 동작을 그대로 재현할 수 있다. 사인 곡선을 그리며 앞으로 나아가거나 옆으로 구르는 동작, 도랑과 터널을 오갈때의 움직임 등 뱀의 모든 동작을 그대로 따라했기 때문이다.

수십개의 관절과 모터가 동작구현에 쓰이지만 연구팀은 "아직 불완전하다"고 말한다. 배터리와 모터 등 부품 크기와 중량 문제로 뱀처럼 날렵한 동작을 구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카네기멜론 대학 연구팀이 개발한 뱀 로봇 모델은 총 5가지다. 페퍼로니, 스푸키 스네이크, 몰리, 프로스트바이트에 이어 최근 엉클샘이라는 모델을 개발했다.

▲ 도쿄대에서 개발한 수륙양용로봇 'ACM-R5' (출처 : 히로세·후쿠시마 로보틱스 랩)

▲ 도쿄대에서 개발한 수륙양용로봇 'ACM-R5' (출처 : 히로세·후쿠시마 로보틱스 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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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대 히로세·후쿠시마 로보틱스랩을 이끄는 시게오 히로세 교수는 세계적인 뱀 로봇의 권위자이다. 이 연구소에서 개발한 뱀 로봇만 해도 총 15가지에 이른다. 뱀 로봇은 일반적으로 몸 둘레에 작은 바퀴를 달거나 관절부위마다 모터를 달아 움직이게 되는데 연구진들은 이를 구현하기 위해 생체공학을 먼저 공부해야 했다. 이 연구소에서 개발한 로봇중 특히 눈길을 끄는 로봇은 수륙양용 뱀로봇 'ACM-R5'이다. 정교한 제어동작으로 수중에서 헤엄치는 모습이 상당히 유연하고 아름답다.



도호쿠 대학의 타도코로 사토시 교수와 연구진이 개발한 '액티브스코프카메라(이하 스코프)'는 지난 해 후쿠시마 원전 폭발 현장에 사고 발생 다음 날 급파됐다. 스코프는 2007년 미국 잭슨빌 벨칸 플라자 공원 주차장 붕괴 때에도 자갈 더미를 헤치고 7m 지하로 들어가 피해 현장을 촬영한 바 있다.


총 길이 8m의 스코프는 몸 전체에 촘촘히 깔린 섬모가 미세한 진동을 일으켜 고속으로 이동할 수 있다. 스코프는 분당 2.8m의 속도로 이동하며 인간이 들어갈 수 없는 건물 붕괴 현장을 촬영, 전송할 수 있다.


▲ 후쿠시마 원전 폭파 현장에 투입됐던 정찰용 뱀 로봇 '액티브 스코프 카메라'.

▲ 후쿠시마 원전 폭파 현장에 투입됐던 정찰용 뱀 로봇 '액티브 스코프 카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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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구조용 로봇을 만드는 일본국제구출시스템연구소(IRS)는 이 로봇을 후쿠시마에 보냈으나 로봇을 조종할 전문인력이 모자라 실제 운용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뱀로봇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학계에 따르면 다수의 로봇 연구기관이 본격적으로 뱀로봇 연구를 계획 중이며 군사용 및 재난·재해 대비용으로 개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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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로봇융합연구원(KIRO)의 서갑호 박사는 "가스 배관 등 좁고 사람이 직접 내부를 관찰하기 힘든 곳에 뱀 모양 로봇이 무척 효과적으로 쓰인다"며 "향후 2~3년내 배관 내부를 검사하는 뱀 로봇이 국내서 개발돼 실용화 단계까지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 박사는 "뱀 로봇의 경우 신체 움직임을 동시에 제어해야 하며 관절 수가 많아 모션 구현이 상당히 어렵다"며 "원격제어기술, 배터리기술, 플랫폼 설계 기술 등이 복합적으로 연구돼야 하는 분야"라고 설명했다.


박충훈 기자 parkjov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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