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한민국'박근혜를 짚는다<2> 탕평을 말하는 새정부, 코드·측근을 끊어라
당시 통일부, 환경부, 여성부 장관 후보자가 줄줄이 낙마했다. 앞서 노무현 정권때는 민주당 인사배제 원칙에 따라 4050세대 소장파 대학교수가 중용됐지만 코드인사 논란이 휩싸였고 이전 김대중-김영삼 정권때에는 측근중용을 비판받았다.
그러나 인수위 입성은 곧 청와대와 내각으로 향한 출세가도다. 벌써부터 당과 관료, 전문가집단이 뒤숭숭하다. 친박(친박근혜)중에서도 원박(원조친박), 중박(중도친박), 근박(박 당선인과 가까움), 초근박(박 당선인과 아주 가까움)에 따라 친박이 재구성되고 있다. 박 당선인의 모교인 서강대학파가 부상하고 새누리당 실세들이 다녔다는 위스콘신학파(미국 위스콘신대 및 대학원 동창회)가 주목받고 있다.
박 당선인은 그간 "저는 돌봐야 할 가족도, 재산을 물려줄 자식도 없다"며 100%대한민국 건설에 모든 것을 쏟아부을 수 있다고 말해왔다. 당선인이 미혼이고 직계가족은 동생 박지만 이지(EG)회장과 박근령 한국재난구호 총재가 고작이다. 그러나 부친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이 5남 2녀에 막내였고 모친 고 육영수 여사가 1남3녀의 셋째였다. 4촌 이내는 50여명, 범위를 더 넓히면 수 백여명에 이른다.
박형준 전 인수위원은 "대선 이후에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는 가장 큰 비결은 올바른 인사를 하는 것"이라면서도 "이번 대선처럼 진영논리가 첨예하면 인사청문회에서 야당의 협력을 얻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야당은 초기 조각의 청문회 때부터 파열음을 내려고 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며 "과거 초기 조각에서 나타났던 문제점들을 토대로 초기 청문회를 순조롭게 넘길 수 있는 인사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새누리당 최고위원들도 박 당선인에 대탕평 인사를 주문했다.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황우여 대표는 "국민이 하나 되기 위해서는 '탕평인사'가 가장 중요하다"며 "지역이 경제적, 사회문화적으로 균형발전을 할 수 있도록 국토를 조화롭게 잘 개발하고 발전시키는 방향의 정책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요청했다.
심재철 최고위원은 "과거 노무현 정권의 '코드인사', 이명박 정권의 '고소영'(고려대ㆍ소망교회ㆍ영남출신) 인사 등 잘못된 모습을 반면교사의 교훈으로 명심하길 바란다"며 "인사에서 혹여나 탕평, 통합 때문에 능력이 희생되는 일이 없도록 잘 짜이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는 "인수위가 당선인 첫 작품으로 매우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내각인사"라면서 "현실적으로 인재 풀(pool), 시간문제로 인수위와 내각 둘 다 120점을 맞을 수 없다면 내각에 집중적으로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우택 최고위원은 "당선인이 제시한 대탕평의 원칙에 걸맞은 능력과 식견을 갖춘 인물을 판단하는 인사가 첫 단추에서 잘 끼워지기를 기대한다"며 "정책의 경중, 완급을 빨리 설정해 민생문제는 새 정부 출범 전에도 당선인이 활동할 수 있는 영역을 확보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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