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서울에 '도시 속 귀농인'이 늘고 있다. 서울시내 도시텃밭 면적은 지난해보다 3배나 커졌다. 한강 노들섬이나 집주변 자투리 땅, 건물 옥상 등 구석구석이 농토로 바뀌었다. 몇 년 전만해도 흙냄새가 그리운 이들이 경기도 외곽이나 지방에서 주말농장을 일구던 것에서 달라진 면모다. 도시 내 농사는 지난 5월부터 시행된 '도시농업법'도 힘을 보탰다. 이 법은 도시 내 텃밭을 지원하기 위해 제정된 것이다.


18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100곳에 불과했던 텃밭이 1673곳으로 그 수가 16배이상 늘었다. 면적으로는 29만1410㎡에서 84만2687㎡로 3배가량 증가했다. 65세 이상 어르신, 3자녀이상 가정, 다문화가족을 대상으로 무료로 보급하고 있는 텃밭은 내곡동과 개화동 2곳에 마련돼 총 800가구가 참여하고 있다. 민간 농장주에게 위탁해 운영중인 텃밭은 총 55곳 28만㎡로, 올 1만3800명이 이곳에서 작물을 재배했다. 특히 자투리땅·옥상을 활용한 텃밭면적은 10만5156㎡로 전체의 12%에 달한다. 어린이집, 복지관 등 다중이용시설 151곳은 옥상텃밭을 조성해 아이들의 자연체험, 원예치료용 등으로 활용하고 있다.

도봉구 내 창문어린이집은 옥상에 80㎡(23평 수준) 규모로 텃밭을 만들어 4월부터 방울토마토, 상추, 쑥갓, 땅콩, 치커리, 피망 등을 심었다. 여름내내 그 야채들을 따 먹었고, 8월부터는 배추와 무를 심었고, 11월에 수확해 김장을 담가 급식 식단으로 활용했다. 모두 3~5세 어린이들 60여명이 직접 재배한 것이었다.


함태경 창문어린이집 원장은 "흙을 만지고 직접 농사에 참여하면서 생명의 귀중함을 느끼게 하는 텃밭 프로그램으로 야채를 안먹던 아이들도 아주 잘 먹게됐다"면서 "내년에도 계속 추진할 생각이고, 옥상에 텃밭을 일구면서 여름철 건물내 온도가 1~2도씩 떨어지는 등 에너지절감효과도 직접 체험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서울에 '도시 속 농부'들은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텃밭을 배정받으려는 신청자들로 농지가 모자랄 정도다. 실버·다둥이·다문화 가정의 텃밭 경쟁률은 3:1 수준이며,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선착순으로 신청을 받고 있는 민영텃밭 역시 늘 대기자가 넘친다. 민영텃밭은 9.9~16.5㎡(3~5평) 기준 6만~13만원 수준이며, 시와 자치구에서 직접 제공하는 텃밭은 2만5000~5만원대다. 이는 1년치 임대료로 2월에 신청을 받아 3월에 작물재배교육을 마치면 4월부터 11월까지 농사를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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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내 도시텃밭은 현재 가구당 0.3㎡다. 서울시는 오는 2020년까지 이를 10배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발표했다. '1가구 한평 도시텃밭'이 목표인 셈이다. 이를 목표로 시는 내년 '도시농사계획'으로 ▲18곳 총 12만7100㎡ 농장 등 텃밭 확대 ▲도시농부교육 확대 ▲주민참여예산제 도시농업 적용(4개사업) ▲도시농업박람회 ▲시청옥상내 양봉 사육·상자벼 전시 등을 구상했다.


권혁현 서울시 농업기술센터 도시농업팀장은 "도시에서 어른들이나 학생들 할 것 없이 모두 건물안에 갇혀 일과 공부에 매몰돼 있는데, 주변의 작은 텃밭이 해방감을 안겨줄 것"이라며 "가족들과 자연에서 돈독한 정도 나누고, 함께 텃밭을 일구는 옆사람과도 동무가 되면서 새로운 공동체를 형성하고 있는 것일 뿐 아니라 주말농장으로 밖으로 왕래하는 비용도 크게 절감해 일석이조"라고 설명했다. 권 팀장은 이어 "점점 서울 내 텃밭이 증가하고 재배하려는 인구도 많아지면 이를 교육하고 지원할 인력들이 더 필요할 것"이라며 "현재 텃밭 지도사가 22명뿐인데 이에대한 확충도 진행될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진희 기자 val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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