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주택 이어 집합건물 분쟁조정위 본회의 통과 후 시행 앞둬


[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2년 전 서울시내 오피스텔을 분양받은 김성수(가명)씨는 비 예보를 들을 때면 난감해진다. 입주한 지 3개월 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곳곳에서 생겨난 균열로 누수가 되기 일쑤여서다. 입주민들과 함께 소송을 준비 중이지만 비용도 만만찮은 데다 옆 오피스텔의 경우 똑같은 하자 관련 소송이 1년 넘게 이어지는 걸 보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김씨는 입주민들과 함께 시간·비용 등이 많이 드는 소송 대신 집합건물분쟁조정위원회 의뢰를 할 계획이다.

앞으로는 집합건물(오피스텔, 주상복합아파트, 근린상가 등)의 하자와 관련한 소송이 줄어들고 대신 비용이 크게 들지 않는 분쟁조정위원회 활용이 늘어날 전망이다. 각 시·도 별로 각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집합건물분쟁조정위원회를 둘 수 있도록 한 '집합건물법 개정안'이 지난 2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시행을 앞두게 돼서다.


주택법에 따라 국토해양부 산하에 하자심의·분쟁조정위원회가 있지만 공동주택 이외의 집합건물은 그 대상이 되지 못해 관련 오피스텔 등의 분쟁은 민사소송으로만 해결할 수 있었다. 이에 입주민들은 오랜 시간 이어지는 소송에 시간과 비용을 과다하게 지출하는 경우가 많았다.

개정된 집합건물법에 따르면 신설된 분쟁조정위원회에서는 공동주택을 제외한 집합건물에 관한 분쟁을 심의·조정한다. 여기에는 ▲하자·보수 ▲관리인, 관리위원 선임·구성 ▲공용부분의 보존·관리 또는 변경 ▲관리비의 징수·관리·사용 ▲규약의 제·개정 ▲재건축 관련 철거비용 분담 등 집합건물과 관련된 모든 분쟁을 다룰 예정이다.


각 시·도에 신설되는 분쟁조정위원회는 위원장과 부위원장 각 1인을 포함, 10명 이내로 구성된다. 법학, 조정·중재 등 분쟁조정 관련 학문 전공하고 대학에서 3년 이상 재직한 사람, 변호사, 건설공사, 하자감정, 공동주택관리 전문가, 시·도 소속 5급 이상 공무원 등의 자격이 필요하다.


집합건물법의 소관 부처인 법무부 관계자는 "공동주택의 경우 국토해양부를 통해 하자 등 분쟁관련 일을 처리하고 있지만 다른 집합건물에 대해선 소송 이외 대안이 없었다"면서 "소송을 줄이고 신속하게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법을 개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집합건물 관련 조정위원회가 신설, 두 개의 조정위원회가 되면서 혼란을 초래할 수 있게 된 부분에 대해서는 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아파트 등 공동주택의 하자 분쟁 등에 관해선 국토부 산하 하자심의·분쟁조정위원회에서 담당하고 기타 집합건물은 각 시·도의 분쟁조정위원회가 담당하기 때문이다.


또 집합건물의 하자에 관한 분쟁에서 전문성이 필요한 경우 국토부 산하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에 하자판정을 요청할 수 있게 돼 있는 등 주택법과 집합건물법 사이에서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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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홍식 법무법인 화인 변호사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하자분쟁의 경우 엔지니어링 부분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고도의 전문성을 필요로 한다"면서 "신설 위원회가 관리인, 관리비 등과 관련된 분쟁에서는 효과를 볼 수 있겠지만 하자 분쟁 대부분은 전문성을 갖춘 국토부 산하 하자심의·분쟁조정위원회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신설되는 분쟁조정위원회의 조정위원들이 전문성을 갖추지 못한다면 위원회는 유명무실해지고 결국 소송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민찬 기자 lee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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