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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길 먼 소형주택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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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공용공간 용적률 제외 대책이 전부
일본 셰어하우스의 공용공간 활용 사례

일본 셰어하우스의 공용공간 활용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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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서울 연희동 소형주택 '로프티하우스(마이바움 연희)'에 입주해 있는 명문대 로스쿨 재학생 A씨(25)의 자취생활은 외롭지 않다. 공용공간인 북카페에 친구들과 스터디하고 파티를 열 때도 있다. 이런 장점에 로스쿨 동기도 입주민이 됐다. 이런 인기로 인해 건축주에게 높은 공실률은 남 얘기일 뿐이다.

#덴마크 코페하겐 뭉코스고어에 사는 독거노인 B씨도 살맛난다. 5개 단지에 100가구로 이뤄진 소형 임대주택이 그가 사는 곳이다. 50세 이상 1인 가구 비율도 30%나 된다. 주방, 세탁실, 손님방 등을 공용공간으로 만들어 입주민간 교류가 활발하다. 그는 일주일에 3번 정도는 젊은이들과 식사를 같이하며 활기를 되찾는다.
1~2인 가구 증가와 이를 수용하기 위한 주택이 늘어나며 소형주택 '커뮤니티'가 조명 받고 있다. 주택부족을 해결하기 급급했던 과거에서 벗어난 새로운 주거문화를 만들기 어렵다는 인식에서다.

A씨가 거주하는 곳은 일본의 '셰어하우스(share house)' 개념을 도입한 소형주택이다. 셰어하우스란 입주자들이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취사·휴식 등의 생활공간을 마련한 공동주택이다. 비슷한 취미를 가진 사람들의 커뮤니케이션을 목적으로 모이는 형태로도 발전해 일본에서는 인기를 끌고 있다.

유럽이나 미국에서도 이와 비슷한 개념의 '코하우징(co-housing)'이 도입된 지 오래다. 계획공동체의 일종으로 주민간의 상호협조로 가사노동 부담을 줄이고 안전한 생활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셰어하우스와 비슷하지만 노년층과 젊은층이 함께 하도록 고안됐다. 유럽에서는 세제혜택을 주면서 건축을 장려하기도 한다.
덴마크 코펜하겐 뭉코스고어 '코하우징' 외부 모습

덴마크 코펜하겐 뭉코스고어 '코하우징' 외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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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커뮤니티 활성화가 향후 주택정책의 주안점이 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주택공급이 어느 정도 이뤄진 상태에서 준공 후 입주자들의 삶을 제고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조주현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주거문화에서 커뮤니티 시설의 중요성은 말할 나위가 없다"면서 "임대주택도 취미나 생업활동, 공동보육 등의 커뮤니티를 활성화해 주거 정착률을 높이는 동시에 생활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정부가 내놓은 소형주택 커뮤니티 대책은 실효성 없는 '전시행정'이라는 지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5월 '주택거래 정상화 및 서민·중산층 주거안정 지원방안'을 통해 국토해양부는 소형주택인 도시형생활주택에 주민공동생활시설을 설치하면 건축법시행령 개정을 통해 그 면적을 용적률 산정에서 제외키로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관련업계에서는 실효성 없는 '탁상행정'이라고 꼬집는다. 소형주택 전문업체 수목건축의 서용식 대표는 "용적률 산정에서 제외한다고 해도 한층 전체를 공용공간으로 만들면 그만큼 방이 줄어들어 임대료 수익이 감소하는 게 문제"라며 "층수가 높아지면 주변 일조권 침해 문제까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건물주들이 공용공간 설치를 꺼려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서 대표는 "업계의 이러한 문제제기에도 그간 국토부는 이렇다 할 추가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면서 "현재 150가구 미만인 공동주택은 임대관리조차 제대로 되지 않는 형편인데, 사업성 리스크와 불법 공유공간 전용 방지, 위생·관리문제 등의 단점을 줄여 커뮤니티가 활성화되도록 정부가 시급히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건설경제연구실장은 "커뮤니티 활성화는 중요 화두지만 정부 정책이 실질적으로 손에 잡히는 게 없다"면서 "이는 양적 공급 중심의 체계가 갖는 한계"라고 말했다. 이어 "1~2인용 주택이 많이 생기면서 커뮤니티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입주민들도 관심을 많이 갖고 참여를 독려하는 쪽으로 제도를 변화시켜야 한다"고 했다.
덴마크 코펜하겐 뭉코스고어 '코하우징' 내부 공용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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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주 기자 beyo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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