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템플턴자산운용은 지난 22일과 23일 45만5193주를 33억9500여만원에 매각했다. 매각 단가는 7460원으로 매각 1주일 전 주가보다 2500원 이상 비싼 가격이지만 6년반 전부터 매수한 주식의 평균단가는 1만7000원을 넘는다. 이번 매각으로 인한 확정 손실액만 45억원을 넘는다. 남은 주식수도 134만여주나 된다.
시작은 좋았다. 템플턴이 주식을 사기 시작하던 2007년 6월 1만2000원 수준이던 주가는 그해 10월 2만3000원까지 올랐다. 템플턴도 매집을 지속했다. 이후 11월부터 주가가 꺾여 2008년 8월 6000원대까지 밀렸지만 템플턴은 '물타기'를 했다. 이렇게 해서 2008년 8월8일까지 템플턴은 아비스타 지분을 144만주까지 늘렸다. 매수 단가는 2만1300원으로 늘어났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진정된 2010년초, 아비스타가 여전히 3000원대에 머물자 템플턴은 회사내 아사이 성장형 펀드(템플턴 아시아 그로스) 등을 동원, 지분을 200만주까지 다시 확대하기 시작했다. 매수단가를 낮췄지만 여전히 평균 단가는 1만7000원을 넘었다. 매집 후유증으로 지난해까지 하루 평균 몇십만주씩 거래되던 주식이 올 들어 하루 1만주를 넘기기 어려워졌다. 연초 7000원을 넘던 주가도 다시 4000원대로 떨어졌다. 거래가 없으니 손실을 감수하고 나오기도 어려워졌다.
증시 한 전문가는 "템플턴이 투자를 시작하기 직전 사업연도인 2006년 아비스타는 영업이익 153억원을 기록했지만 이후 수익성이 나빠지면서 2010년 적자전환하기도 했다"며 "실적예측이 잘못될 경우, 아무리 돈이 많아도 비자발적 장기투자의 수렁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전필수 기자 phil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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