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곽영의 써니전자 회장은 지난 16일과 19일 각각 8만1800주오 35만주를 장내에서 매각했다. 매각 단가는 각각 3912원 3701원이었다. 대주주측의 매각에 월초 장중 7000원이 넘던 주가가 4000원선마저 무너졌지만 브레이크가 걸리지 않았다. 지분을 매각한 16일에는 하한가를 갔고, 이 사실이 알려진 22일에는 2620원까지 떨어졌다.
곽 회장의 지분 매각으로 최대주주 지위에 오른 곽경훈 사장도 지분매각에 동참했다. 곽 사장은 168만여주중 20만주를 차익실현했다. 곽 회장의 또 다른 아들인 곽동훈씨는 207만여주중 약 58만주 가량을 팔아치웠다. 부인인 김정자씨는 83만여주 중 10만여주만 남기고 처분했으며 딸 두명도 60만여주중 11만여주씩만 남기고 지분을 모두 처분했다.
곽 회장 일가의 지분 처분은 써니전자가 안철수 테마로 주목받으며 3월말 600원대에서 3000원대로 올라선 5월 이후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당시 써니전자는 송태종 부사장이 안철수 후보가 창업해 경영하던 안철수연구소(현 안랩) 기획담당 이사 출신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급등했다. 8월말까지 급등세는 다른 테마주들을 압도, 테마주 중에서도 단연 대장주 노릇을 했다.
5월중순부터 8월말까지 160만주 가량을 처분했던 곽 회장 등은 9월 들어 매도 공세를 강화, 220만주 이상을 매각했다. 특히 정치테마주들의 기세가 꺾이고 있는 이달 들어서만 140만주 가량을 순매도 중이다. 대선이 다가오면서 테마주의 종착역도 다가오자 대주주측도 서둘러 차익실현을 하는 모양새다.
써니전자는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도 3분기까지 매출 150억원에 9억원 적자였다. 8월 하순 1만원대를 갔을때 시가총액은 2000억원을 넘었다. 안철수 테마 외에는 설명되지 않는 주가였다.
증시 한 전문가는 "물론 이상급등을 기회 삼아 오너측이 작심한 듯 주식을 팔아치우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도 "펀더멘탈에 기초하지 않는 주식의 말로란 게 이렇다는 점을 염두에 뒀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전필수 기자 phil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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