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P 6.1% 감소+실업률 12.1% 상승 가정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30개 대형 은행들에 스트레스 테스트를 지시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스트레스 테스트에서 FRB가 가정한 최악의 상황에는 내년 1분기 미 국내총생산(GDP)이 6.1% 감소하고 2014년 2분기 실업률이 최대 12.1%까지 오르는 상황이 포함됐다. 또 실질 가처분 소득이 5개 분기 연속 감소하고 2015년 1분기 주택 가격이 올해 3분기보다 21% 하락하는 상황을 가정했다.
FRB는 이번 스트레스 테스트에서 가정한 상황이 예상 시나리오는 아니라며 단지 금융기관의 건전함과 회복성을 시험하고 은행이 가계와 기업의 대출 수요를 계속 충족시켜줄 수 있느냐를 시험하기 위한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은행의 스트레스 테스트는 이번이 세 번째다. 미국은 은행산업 신뢰 회복을 위해 2009년 처음으로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했고 지난해 두 번째 테스트를 실시했다.
지난해 테스트에서는 미국 실업률이 13%로 치솟고, 주가가 50% 폭락하고, 주택 가격이 21% 급락하는 상황이 닥쳤을 경우 은행들이 자사주 매입과 배당 등을 위해 소요될 자금을 제외하고도 기본자기자본비율(tier one common equity ratio) 5% 이상을 유지할 수 있느냐를 평가했다.
지난해 테스트 결과는 올해 3월13일 공개됐는데 당시 FRB가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한 19개 은행 중 15개 은행이 합격 판정을 받았다. FRB는 당시 테스트를 통과한 은행들에 한해 배당금 확대와 자사주 매입 등 자본 지출 계획을 승인한 바 있다.
씨티그룹은 당시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한 은행 중 하나였다. 최근 사임한 비크람 판디트 전 씨티그룹 CEO는 당시 불합격 판정으로 자신이 약속했던 배당금 확대 승인을 얻지 못해 비난을 받기도 했다.
전 미 통화감독청(OCC) 위험 분석 부문 책임자였던 제르피 브라운은 "은행들은 자신들이 위험을 잘 인식하고 있으며 자본 지출 계획도 신중하게 고려해 이행하고 있다는 것을 당국에 확신시켜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FRB는 지난주 보고서에서 19개 대형 은행의 기본 자기자본이 2009년 1분기 4200억달러에서 올해 2분기 8030억달러로 늘었다고 밝혔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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